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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2.27 박물관에서 서성이다 _ 협객
  2. 2023.06.09 시골 와서 만든 첫 맥주
  3. 2023.06.09 시골에 와서 시작한 밭농사
  4. 2023.01.01 2023년을 맞으며
  5. 2022.11.04 도구 하나
  6. 2022.10.19 쌍갑포차
  7. 2022.09.04 수제맥주 만들기
  8. 2022.09.03 느루를 좋아하긴 했구나 2
  9. 2022.08.11 뒤집어 보자
  10. 2022.05.17 달을 보면 그대 얼굴이…;;

요즘 읽은 책, #박물관에서_서성이다

 

그중 한 챕터가 인상 깊어서 옮겨 본다.

 

협객의 정신이 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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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객(俠客)

 

민화에 대한 관심과 인기에 힘입어 민화 강좌는 물론 전공을 개설한 학교들도 있다. 직간접적으로 민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민화에 대한 제도권의 관심과 후원을 기대하기도 한다. 우리 겨레의 독보적인 예술 양식인 민화도 하나의 예술 장으로 인정받고 관련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화는 과거 문화유산의 한 유형인가 아니면 예술로서 계승/발전시켜 가야 할 분야인가? 문화재로서의 가치인지 지속적인 현재성을 가진 예술 활동인지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민화를 문화유산으로 접근한다면 문화재 관리 기준을 따르면 된다. 발굴된 자원을 보존/관리하고 연구/전시를 통해 당대의 사람들이 지향했던 가치와 의미를 탐색해 오늘의 지표로 삼으면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은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진다는 뜻이다. 시대를 넘는 생면력은 바뀐 시대의 가치를 수혈했을 때라야 가능하다. 민화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 어떤 가치를 수혈해야 할까? 현대인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민화를 걸어놓지도, 자신의 원망을 민화에 투영시키지도 않는다.

 

요즘 민화를 배우는 이들은 조선시대 민화를 따라 그린다. 몇 가지 범본을 정해 놓고 이것을 수없이 반복해서 그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필력이 생기면 새로운 표현소재를 도입/적용한다. 이러한 방식을 옛 조선 민화와 견주어 현대 민화(창작 민화)’라고 한다. 우리의 전통 회화 규범에는 모//방의 절차가 있다. 모는 원본을 밑에 깔고 그대로 베끼는 것이고, 임은 원본을 옆에 놓고 따라 그리는 것이며, 방은 모/임을 거친 뒤, 원직을 기초로 자신의 방식을 가미해 그리는 것이다.

 

전통 회화의 규범은 그 시대의 논리와 당위성이 있어 그렇게 행해졌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그 규범이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그림을 따라 그리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의 정서적 쾌감이나 희열을 맛볼 수는 있다. 표현력과 창작력이 뛰어난 사람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면 상당한 수준의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누리는 생활 예술’, ‘삶의 심미화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겠지만, 그것이 민화의 현대적 계승은 아니다. 그렇게 그린 그림이라고 하여 민화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일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활동으로서의 의미는 있지만, 후대에까지 전해지는 예술 장르나 작품이 되기는 어렵다.

 

그림이란 표현과 내용의 합이다. 조선 민화는 아마추어인 서민이 아니라 대체로 화원이나 화승들이 그렸다. 즉 표현은 프로들의 역할이었다 해도 그 안에 담긴 것은 민중들의 원망과 사고체계이다. 그래서 민중의 그림이라는 개연성이 성립된다. 여기서의 민중이란 서민만이 아니라 사대부, 귀족까지 누구나를 지칭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일본인들은 막 만들고 막 생겨 먹은 조선의 막사발을 가져다가 잘 다듬어진 다도의 질서 속에 편입시켰다. 그들의 다도를 위해 필요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막사발을 위해서는 아니다. 언제 막사발이 자신을 대단하게 봐 달라고 했던가? 그리하여 지금은 진짜 막사발은 다 사라졌고 기획된 짝퉁 막사발, 복제 막사발들이 난무한다. 물리적인 실체로서의 사발만이 아니라 막사발의 영혼까지 사라졌다. 들판에서 비바람 맞으며 자란 나무를 안온한 정원에 옮겨 심은 꼴이다. 야생은 야생일 때 생명력이 있다.

 

민화의 예술적인 책무는 협객이 아닐까? 태생과 성장이 그러했듯이 민화는 강호와 들판을 서식지로 하는 외톨이다. 그래서 그 표현 또한 ()’하다. 세련된 도회의 정서가 아니어서 촌스럽다. 협객은 성안의 벼슬자리를 탐하지 않으며 성 안의 장수들과 누가 더 센지 겨루지 않는다. 자신의 명분을 침해하려는 자가 나타났을 때만 기꺼이 나설 뿐이다.

 

민중의 원망과 기원이 투영되어 있으며 팍팍한 일상을 위로해 주는 것이 민화다. 민화를 보면 통쾌하다. 눈치 보지 않는 당당함,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로움과 권위를 무시하는 도전성이 그렇다. 제도권의 인정을 기대한다는 것은 체제의 질서로 편입되고 싶다는 욕망이다. 장으로 등극하여 제도 안에서 식재(植栽)되는 순간 그 역동적인 본능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은 예술 작품을 획일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와 정보기술을 이용해 자신만의 작품을 제작하고 소비하는 능동적인 시대다. 대중은 정형화되고 규준화된 미적 질서를 좇는 근대적 미관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불균형과 경계를 해체한 기이함, 낯섦 같은 야()한 것에 열광한다. 사회학자 마페졸리(Michel Maffesoli)는 현대를 재주술화(再呪術化)의 시대라고 했다. 상상력으로 가득한 낭만의 바람이 불어온다. 모호한 불안, 스펙터클한 혼돈이 예견되는 21세기 강호에서 민화는 여전히 협객이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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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다!
고흥 물이 좋은갑네이!😹🍺
앞집 형님 한 병 줬다.
또 집에 찾아온 광주 후배부부한테도 주고…😌

담엔 20리터 만들어야겠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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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라 이름 붙이기는 민망하다. 그저 서울에서 텃밭 분양받아 하던 기분으로 하기도 하고, 농약 안 치고 제초제 안 뿌리고 하는 농사라서…;;
더구나 부지런히 받에 디나들지도 않는다. 게으른 농사인 셈이지. 풀과 함게 작물을 키우다 보니 동네분둘이나 엄니 눈엔 별 요상한 밭일지도 모르겠다.ㅎㅎ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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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하던 일들을 정리하고 요양보호사가 되어 엄니를 돌보게 되었다.

엄니를 생각하면 고흥으로 가서 둘이 사는 게 가장 좋겠다 싶다. 

몇 달이 될지 몇 해가 될지 장담은 못 하지만 말이다.

이참에 늘 마음에 담아둔 귀농귀촌을 실행하는 쪽으로 계획을 세워도 좋겠다. 

한편, 그러자면 서울 집에 성인이 되긴 했지만 두 아이만 두게 된다. 

둘이서 알아서 잘 생활할까 막연한 걱정이 앞어서 고흥행이 망설여진다.

둘에게는 늘 할머니를 대면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겠지? 

마음대로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유로움도 느낄 수 있겠지? 

현실은 집구석이 엉망진창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다.

두 냥이 밥 주고 물 주고 똥 치우는 일도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나를 생각하면 솔직히 가고 싶긴 하다. 물론 가서 생계를 고민해야 하고 아이들 생활비며 등록금이며 보내야 하는 일도 고민이긴 하다. 그래도 가면 할 일은 많아 보인다. 

게다가 이런저런 공간을 마련해서 꿈꾸던 일을 도모하고 싶기도 하다.

다만, 혼자서는 쉽지 않다. 관심과 철학과 꿈이 비슷한 이가 함께 간다면 좋겠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친구가 없다. 염두에 둔 친구와는 봄부터 소원해지고 말았다. 

다 내 잘못이 크다. 어쩌면 내가 1순위로 그 친구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이리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얘기를 해보고는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는구만...;;

 

어떤 식으로는 올해는 삶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겠는데, 머리속이 복잡하네...

혼자서 맨땅에 해딩하듯 추진하는 힘이 내게는 없나 보다.ㅠ

힘을 북돋아 줄 친구가 필요해!

무럭무럭 함께 잘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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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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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뚫는 도구.

언제인지 정확치는 않다.
오래전 서울 종로 쪽 공구상가에 가서 구입했다.
오래된 아파트였는데, 화장실 변기가 막혔다. 그냥 똥덩어리가 막힌 수준이 아니었다.
업체를 알아봤는데, 몇십만 원 달란다.
변변찮은 월급으로는 너무 아까웠다.
게다가 '이게 뭐라고 몇십만 원이야!'하는 반발감이라고나 할까.
며칠 관리사무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며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이런 공구가 있다는 정보를 얻고 시내로 가서 2만 얼마에 사왔다.

변기를 뜯었다.
'욱!' 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이걸 한참을 넣고 돌려 꺼냈더니 머리카락부터 화장지까지…;;
그렇게 씨원하게 뚫었다.

그때부터 웬만한 일은 직접 고치고 만들기 시작한 듯하다. 시작은 돈이 없었고 내겐 지나친 수리비에 대한 반발감이 도발을 하게 해준 셈이다.

목공, 뜨개, 저전거정비 등등 내 손으로 할 수 있으면 온갖 일을 해보는 자신감을 얻었다.
여기엔 또 이런 짓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은 무럭도 한몫했다.
언젠가 무럭이랑 가볍게 농사도 지으며 헌책도 팔고 나무로 만든 고양이 용품을 비롯한 리페어공방을 만들고 싶은 꿈을 품기도 했다.

그 꿈은 아직도 살아 있는데, 니가 좀(?) 멀어져 부렀네…;;
#보늬밤
#주제넘은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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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갑포차

카테고리 없음 2022. 10. 19. 23:42

어쩌다 보게 됐는데, 막판으로 갈수록 니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제길…
어떻게 스친 인연인데, 쉽게 끊을 수 있겠다 싶구나.

너는 일을 하였느냥? 나는 사랑을 하였지롱
저 달이 손꾸락으로 쉽게 잡히는데, 집으로 가져갈 수는 없금마이!!ㅠ

쩝…;;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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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만들기

발효 2022. 9. 4. 23:04

전에 집에서 맥주 만들면서 공부 삼아서 자료용으로 엉성하게 편집해본 영상.
기록으로 남겨둔다!

맥주 만드는 과정을 어설프게 편집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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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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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느닷없이 생각이 나는 걸 보니...

이제와 생각해 보면, 오를 수 없는 나무였는지도 모르겠다. 

내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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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서 보든가 

지금까지를 뒤집어 보든가.

 

앞으로 하려는 일은

손작업(자전거, 나무작업, 뜨개, 재봉, 요리, 수제맥주 등)은 쭉 할 듯하고

그림책 만들기 작업은 서두르지 않되 꾸준히 하면서 책을 쓰고 (그림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맡기는 걸로) 만들어 보려고 하고

요양보호사 자격을 곧 얻을 테니 관련 돌봄 활동을 고민해 봐야겠다. 시골에서든 동네네크워크를 통해서든 경험을 쌓으면서 다른 길을 닦아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드는데, 난 뭐든 혼자서는 잘 못하니까...;;

 

엄니 돌봄으로 시골에 곧 가게 되면 살 만한 곳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산과 들과 바다가 있는 곳이면 좋겠는데. 고흥에 있을까?

가게 되면 두 냥이도 데려가는 게 좋겠지? 당장은 아니더라도...;;

아, 고흥에서 테니스는 계속 하고 싶은디.ㅋㅋ

으.... 여전히 버리지를 못하네.ㅠ

사람은 (비자발적이지만) 버렸으면서...;;

 

그리고 다 컸다고는 하지만 애들을 두고 갈 생각을 하니 맘이 편치 않다. 

둘이 잘해 내리라 믿지만 자주 와서 챙길 일은 챙겨야겠지. 

 

이렇게 써놓기는 하지만, 또 앞날에 어떤 일이 닥칠지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니 물살을 타듯 기다리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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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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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이 떴대서 다시 나갔다
노출 조절도 줌도 조정도 해가며
여러 장을 찍었지만
붉은 뺨은 건지지는 못했다

내가 간 사이에
술이 깨 버렸을까
나를 봐도 이젠
달아오르지 않는 걸까

텅 빈 긴 의자에 앉아
붉어질까 한참 쳐다봐도
그대 얼굴만 떠오르고
내 맘만 붉어지고 만다

맞아, 넌 하얬지…;;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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