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가까이 살고, 명상을 할 때는 마음 깊숙이 들어가라. 다른 사람과 사귈 때는 온유하고 친절하라. 진실되게 말하고, 정의롭게 다스리라. 일처리에 유능하되, 행동으로 옮길 때는 때를 살피라. (…)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이다. 결국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한다."


                                                                                                              _ 스콧 니어링



결국 나도 말로만 떠드는 존재인지도... _()_


우선 '땅과 가까이 살'고 싶은데 당장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니 불안감과 무기력함과 답답함이 앞선 듯하다.

하긴, 나 자신부터 티끌만큼이라도 바꾸지 못하는 주제에 사는 곳부터 바꾸겠다는 헛된 꿈만 앞세우고 있으니...ㅠ


실사구시하도록 해보자!

Posted by 익은수박

나를 바꾸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있을까 싶다. 

연인과든 친구와든 이웃들과든 갈등을 주고받고 상처를 주거나 받는 일은 어쩌면 저마다 자기에게 갇혀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막연히...


나는 특히 그런 듯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는 나밖에 모른 듯하다. 세상이 더 좋아졌으면 싶고 아픈 사람이 없었으면 싶고 더 낮은 데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하면서도 말뿐인 듯하고 실은 나에게만 관심이 있지 않나 싶다. 내가 나를 볼 때면 위선적이라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 아니 좀더 솔직히 말하면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나를 온전히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아서 잘 모르는가도 싶다. 욕망대로 습관대로 하고 있으면서 그런 내 모습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일을 회피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위선적이란 생각이 자주 든다.


잡념이나 욕망을 잊으려고 테니스를 자주 하면서 몸을 혹사하지 않나 싶다. 그러다 보면 일상의 리듬이 깨지기도 한다. 당연히 연애를 비롯한 다른 만남이 부담으로 느껴질 때도 생긴다. 자연스러운 삶의 리듬을 찾고 싶은데 잘 안 된다. 


결국 명상이나 요가 같은 마음공부를 통해 나를 다스리고 바꿔 보려고 하는데 몸과 마음에 베어 있지 않으니 말이나 생각뿐이다. 또 나에게 실망하고... 


그러던 가운데 헌책방에서 <<그대 스스로 변화를 시작하라>>라는 '달라이 라마' 책을 만났다. 그냥 집어들었지만 막상 가지고 와서는 한동안 쳐다보지 못했다. 엊그제야 제목이 자꾸 들어온다. 

뒤적거리다 <마음을 변화시켜 주는 8편의 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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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변화시켜 주는 8편의 시


소원을 들어주는 보석보다 귀한

생명 가진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위해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려는 결심으로

내가 항상 그들을 사랑하게 하소서.


언제나 내가 누구를 만나든

나를 가장 낮은 존재로 여기며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그들을 더 나은 자로 받들게 하소서.


나의 모든 행동을 스스로 살피게 하고

마음 속 번뇌가 일어나는 그 순간에

그것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면

나는 당당히 맞서 그것을 물리치게 하소서.


그늘진 마음과 고통에 억눌린

버림받고 외로운 자들을 볼 때,

나는 마치 금은보화를 발견한 듯이

그들을 소중히 여기게 하소서.


누군가 시기하는 마음 때문에,

나를 욕하고 비난하며 부당하게 대할 때

나는 스스로 패배를 떠맡으며

승리는 그들의 것이 되게 하소서.


내가 도움을 주었거나 

큰 희망을 심어 주었던 자가

나에게 상처를 주어 마음을 아프게 하여도

여전히 그를 나의 귀한 친구로 여기게 하소서.


직접, 간접으로 나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은혜와 기쁨 베풀게 하시고

내가 또한 그들의 상처와 아픔을 

은밀히 짊어지게 하소서.


여덟 가지 세속적인 관심에 물들지 않아

모든 것이 때묻지 않게 하시고,

또한 이 모든 것이 헛된 것임을 깨달은 나는

집착을 떨쳐 버리고 모든 얽매임에서 자유롭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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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ight Verses on Transforming the Mind



With a determination to achieve the highest aim
For the benefit of all sentient beings
Which surpasses even the wish-fulfilling gem,
May I hold them dear at all times.


Whenever I interact with someone,
May I view myself as the lowest amongst all,
And, from the very depths of my heart,
Respectfully hold others as superior.


In all my deeds may I probe into my mind,
And as soon as mental and emotional afflictions arise-
As they endanger myself and others-
May I strongly confront them and avert them
.


When I see beings of unpleasant character
Oppressed by strong negativity and suffering,
May I hold them dear-for they are rare to find-
As if I have discovered a jewel treasure!


When others, out of jealousy
Treat me wrongly with abuse, slander, and scorn,
May I take upon myself the defeat
And offer to others the victory.


When someone whom I have helped,
Or in whom I have placed great hopes,
Mistreats me in extremely hurtful ways,
May I regard him still as my precious teacher.


In brief, may I offer benefit and joy
To all my mothers, both directly and indirectly,
May I quietly take upon myself
All hurts and pains of my mothers.


May all this remain undefiled
By the stains of the eight mundane concerns;
And may I, recognizing all things as illusion,
Devoid of clinging, be released from bondage.



원문 해설 바로 가기

Posted by 익은수박

이번에는 '고양이'를 다룬 시를 모아 얘기를 나누었다.

그 가운데 담아주고 싶은 시를 여기 모아 둔다.

필사도 할 겸.


_()_



om 2:00의 고양이 핑크

                                                                            김선우


 구두 상자에 들어가 잠자는 고양이 (감싸줄 발등을 미리 아는 것처럼)

 택배 상자에 들어가 꿈구는 고양이 (무너진 성에 막 도착한 아치형 다락처럼)

 세면대 속에 들어가 둥글게 몸을 말고 싱긋 웃는 고양이 (장자 혹은 당당히 빌어먹는 디오게네스풍으로)

 고양이가 탐하는 조그만 집에 대해 생각해.

 몸 하나만 딱 간수하는 조그만 집 속의 고양이 잠을 생각해.

 노랑 나비잠 쪽으로 꼬리 끝을 살짝 걸친 듯한 고양이식 낙관에 대해

 여러 마리가 한배에서 자랐어도 완벽하게 홀로 사랑받고 있다는 듯

 품고 있는 자의 품에 온전하게 품길 줄 아는 재능에 대해 생각해.

 세기 초를 걷는 듯한 고양이 걸음의 도도함에 대해

 사람의 품에 안겨 있는 순간에도 혼자일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생각해.

 오늘 내 발바닥은 고양이 핑크를 꾹꾹 학습하네.

 슬퍼도 무기력해지지 않는 고양이 핑크

 기뻐도 교만하지 않는 고양이 핑크

 조그만 비닐봉지에 들어가 사색하는 고양이 (다디단 얼굴로)

 이 세계의 꿈을 저 세계의 현실로 배달하는 중인 듯한

 고양이 핑크엔 유리천장이 없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양이에게 살해당하는 고양이는 없네




발톱

                                                                                                             박준


 중국 서점에 있던 붉은 벽돌집에는 벽마다 죽죽 그어진 세로균열도 오래되었다 그 집 옥탑에서 내가 살았다 3층에서는 필리핀 사람들이 주말마다 모여 밥을 해먹었다 건물 2층에는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이 모이는 당구장이 있었고 더 오래전에는 중절수술을 값싸게 한다는 산부인과가 있었다 동짓달이 가까워지면 동네 고양이들이 반지하 보일러실에서 몸을 풀었다 먹다 남은 생선전 같은 것을 들고 지하로 내려가면 어이들은 그새 창밖으로 튀어나가고 아비도 없이 자란 울음들이 눈을 막 떠서는 내 발목을 하얗게 할퀴어왔다




아홉 마리 고양이 사이를

                                              강효수

 

아홉 마리 고양이 사이를

왕이 되어 순시하듯 걷노라

보라, 저 우러러보며 경배하는 눈빛을

들으라, 애원하며 찬양하는 간절한 노랫소리를

나의 눈빛과 입술은 교만해지고

급격하게 모가지에 디스크가 오도다

긴 수염 없음을 통탄하도다

거만을 잉태한 만삭의 배 밑으로 나는

금화를 뿌리듯 사료를 뿌리노라

꽃을 뿌리듯 사료를 뿌리노라

, 그러나 나는 다시 후회하노라

저 부드러운 거짓의 교태를

저 배부른 위선자의 교만함을

어허, 감히 앞길에 벌러덩 누워 등을 긁도다

어딜, 비비도다 감히 툭툭 치도다

올라타도다 갸우뚱거리다 꼬집고 할퀴도다

깨무는도다 깨무는도다 아프다 해도

소용없도다

무관심하도다 불러도 대답 없도다

침대 위에 가랑이 사이에 겨드랑이 밑에

식탁 위에 신발 속에 바퀴 밑에 자빠져 자도다

황망하도다 황망하도다

나는 도망가도다 밖으로 밖으로 도망가도

세상은 다 그렇도다




고양이 죽이기

                                             김기택


그림자처럼 검고 발자국 소리 없는 물체 하나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었다.

급히 차를 잡아당겼지만

속도는 강제로 브레이크를 밀고 나아갔다.

차는 작은 돌멩이 하나 밟는 것만큼도 덜컹거리지 않았으나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타이어에 스며든 것 같았다.

얼른 백밀러를 보니 도로 한가운데에

털목도리 같은 것이 떨어져 있었다.

야생동물들을 잡아먹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호랑이나 사자의 이빨과 발톱이 아니라

잇몸처럼 부드러운 타이어라는 걸 알 리 없는 어린 고양이였다.

승차감 좋은 승용차 타이어의 완충장치는

물컹거리는 뭉개집을 표 나지 않게 삼켜버렸던 것이다.

씹지 않아도 혀에서 살살 녹는다는

어느 소문난 고깃집의 생갈비처럼 부드러운 육질의 느낌이

잠깐 타이어를 통해 내 몸으로 올라왔다.

부드럽게 터진 죽음을 뚫고 

그 느낌은 내 몸 구석구석을 핥으며

쫄깃쫄깃한 맛을 오랫동안 음미하고 있었다.

음각무늬 속에 낀 핏자국으로 입맛을 다시며

타이어는 식욕을 마처 채우려는 듯 더 속도를 내었다.

     



Posted by 익은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