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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밥이다]아이들, 어릴 적 부모의 20~30%밖에 못 놀아… 노는 법도 달라

ㆍ(2) 부모와의 ‘놀이 간극’

초등학생들과 부모들이 보는 놀이에 대한 간극은 30년의 세월을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아이들의 놀이시간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놀이공간도 자연에서 멀어져 상당 부분 실내로 옮겨왔다. 친구들과 함께 몸으로 하는 놀이보다 장난감과 기계를 매개로 하는 놀이가 많아졌다. 경향신문은 지난 12~14일 서울의 2개 초등학교 2학년 4개 학급 학생 121명과 학부모 86명을 상대로 놀이 실태와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금천구의 아파트촌, 마포구의 단독·빌라·연립주택가에 있는 두 학교의 지역적 특징은 달랐다.



▲ 학원·방과후수업으로 초등생들 학교 끝나도 바빠
아이들 대부분 집에서 놀고
몸으로 하는 놀이보단 인터넷 게임·장난감에 빠져


■ 어른보다 20~30%밖에 못 노는 아이들

학교 수업이 끝나고 1시간 이상 노는 날이 며칠이나 되는지(평일 기준) 묻자 부모들은 68.6%가 “(자녀 나이 때) 매일 놀았다”고 답했다. 18.6%는 매주 3~4일 1시간 이상 놀았다고 했다. 10명 중 9명은 거의 매일 1시간 이상 놀았던 셈이다. 아이들은 매일 1시간 이상 놀았다는 답이 121명 중 25명(20.7%)에 그쳤다. 부모세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아이들 중 1시간 이상 노는 날이 하루도 없다는 답도 28명(23.1%)이나 됐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마음껏 놀지 못하는 이유로 ‘학원, 방과후수업으로 바빠 시간이 없어서’(57.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아이들은 실제로 바빴다. 학교가 끝난 후 방과후수업이나 학원을 하루 평균 3개 이상 다닌다는 아이가 42.1%나 됐고, 2개 다닌다는 아이도 29.8%였다. 10명 중 7명은 학원이나 방과후수업을 2개 이상 다니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학원 끝나고 집에 오는 시간은 ‘오후 4~6시’가 42.1%, ‘오후 6~8시’가 22.3%였다. 마음껏 놀지 못하고 있다는 아이들 58명 중 24명(41.4%)이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그러나 ‘자신이 마음껏 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이들은 52.1%가 ‘그렇다’고 답해 ‘아니다’(14.9%), ‘보통이다’(33.1%)보다 많았다. 비교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스스로의 기준점을 낮게 둔 것일 수 있다. 실제 부모들은 자녀들이 충분히 놀지 못하고 있다며 안쓰러워했다. 자녀들이 충분히 놀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는 답(62.8%)이 ‘그렇다’(14.0%), ‘보통이다’(21.0%)보다 훨씬 많았다. 부모들은 본인이 자녀들만 할 때 ‘마음껏 놀았다’(65.1%), ‘보통이다’(23.3%)라고 답했다.

부모들은 초등학교 1~2학년 때 하루 몇 시간 놀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90.7%가 1시간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매일 1시간 이상 논다는 대답이 20.6%에 그치는 아이들의 현실과 대조적이다.

■ 놀이공간은 동네·학교운동장에서 실내로

놀이공간도 부모·자녀 세대 간 격차가 컸다. 주로 어디서 노느냐는 질문(복수응답)에 아이들은 집(35.5%), 친구집(29.8%)을 많이 꼽았다. 학교운동장(21.5%), 동네놀이터·공원(17.4%) 등 야외는 적었다. 부모세대는 반대였다. 학교운동장과 동네놀이터, 공원에서 놀았다는 대답이 80.2%나 차지했다. 학부모 응답자 중 엄마가 더 많았던 점을 생각하면 놀이장소의 세대차는 사실상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깥에서 노는 시간도 한 세대 만에 훨씬 줄어들었다. 아이들의 59.5%는 하루 평균 1시간도 밖에서 놀지 못한다고 답했다. 아예 없다는 답도 12.4%나 됐다. 그러나 부모들(중복응답)은 81.3%가 1시간 이상 바깥에서 놀았다고 답했다. 36.0%는 2시간 이상 밖에서 놀았다고 했다. 

권오진 아빠놀이학교장은 “예전엔 언제든 밖에 나가면 놀 수 있었지만, 골목길과 골목길문화가 사라지면서 아이들이 밖에서 놀 수 있는 환경이 무너졌다”며 “바깥 환경이 무너지면서 실내놀이가 많아지고 안에서 게임기나 장난감으로 놀 것이 많아짐에 따라 밖에서 더 놀지 않는 악순환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몸이나 주변 도구로 놀던 부모세대, 아이들은 인터넷·게임기·장난감에 묻혀

주로 했던 2가지 놀이를 묻자 부모세대는 ‘공기놀이나 딱지, 소꿉놀이’(72.1%)와 ‘술래잡기 등 여럿이 하는 바깥놀이’(70.9%)가 가장 많았다. 모두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들이다. ‘TV 시청’(10.5%)이나 ‘장난감 가지고 놀기’(5.8%) 등은 소수였다.

반대로 자녀들은 ‘여럿이 하는 바깥놀이’가 39.7%로 가장 많았지만 인터넷게임(33.9%), 장난감 가지고 놀기(31.4%), TV 시청(22.3%), 보드게임(12.4%) 등의 답도 많았다. 실내에서 한두 명이 하는 놀이들이다. 

실제 하고 있다고(했다고) 답한 놀이 목록을 분석해보면 아이들 세대에서는 젠가·체스·아이클래이·비즈데코·레고·로봇 등의 장난감과 DVD·만화영화 보기가 등장했고, 위(닌텐도)게임, 휴대폰게임(쿠키런·버블파이터), 컴퓨터게임(마인크래프트·GTA·카트라이더) 등도 답지에 빈번히 등장했다. 부모세대만 꼽은 놀이 중에서 도구가 필요한 것은 새총, 연날리기, 배드민턴, 분필놀이, 종이인형 옷입히기, 찰흙 정도였다.

배성호 수송초 교사는 “아이들이 온전히 놀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틈틈이 놀다보니 놀이내용도 하다가 쉽게 그만둘 수 있는 놀이로 제약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현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장은 “요즘 아이들에게는 자유시간 자체가 많지 않다”며 “1~2학년이면 오후 2시 전에 집에 와야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처럼 오후 4시, 6시 이전엔 집에 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집에 와도 학원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 소장은 “부모세대는 사교육이 거의 없고 아침·점심 먹고 나서, 또 저녁을 먹고 나서 하루종일 놀던 문화에서 성장했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런 문화 자체를 모른다”며 “부모들은 자녀들이 못 노는 현실을 안타까워하지만 아이들은 마음껏 논다는 것의 의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절반 이상이 맘껏 놀고 있다고 대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참교육학부모회·서울 노원·도봉구청 공동기획>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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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밥이다]아이 “놀고 싶어요, 더 놀게 해주세요” 

                     부모 “안전하게 놀 곳과 친구들 없어”


“엄마 더 놀게 해 주세요.” “더 놀고 싶어요.” “여름이 되면 많이 놀게 해 주세요.” “엄마 저도 쉬는 날 좀 주세요.” 

놀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아이들은 맘에 담아뒀던 소망들을 쏟아냈다. 대부분 더 놀고 싶다, 더 놀게 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놀 시간이 부족하고, 친구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 속상하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부모님 더 놀고 싶어요. 왜냐하면 친구가 놀자고 해도 시간이 없어서, 그리고 친구가 다 놀면 난 못 노니까 속상해요.” “공부는 밤에 하고 낮엔 놀았으면 좋겠어요.”

“친구야, 맨날 못 논다고 하지 말고 언제는 된다고 해줘, 응?”

아이들은 놀 시간을 많이 준 부모님과 선생님에게는 고마움을 전했다. 

“엄마 아빠는 항상 자유롭게 놀게 해 주셔서 좋아요”라는 아이가 있었고, “선생님, 놀이시간을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도 보였다. 

놀이에 대해 말해 달라는 질문에 어른들은 일제히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놀 장소도 없고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시간이 안 맞아 안타깝다.” 

“친구들과 자주 놀지 못해 그런지 막상 모여도 무엇을 하며 놀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 같다.”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없고 친구들도 학원 가느라 모두 바빠 같이 어울려 놀기란 하늘의 별따기 같다. 안타깝다.”

“아이들이 거의 컴퓨터나 오락 등 혼자 하는 놀이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대부분 안전하게 놀 곳과 놀 시간과 놀 친구들이 없다는 아쉬움이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소통하며 교류하는 놀이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더 많아지고 학교에서도 놀이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들을 내놓았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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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밥이다]놀이는 아이에게 ‘자유’ 부모에겐 ‘즐거움’

‘나에게 놀이란 ( )이다.’

빈칸을 채워달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자유’를, 부모는 ‘즐거움’을 가장 많이 꼽았다.

아이들 중 43명(35.6%)이 놀이를 ‘자유’라고 답했고, ‘자유로운 천국’ ‘자유시간’이라는 답변도 1명씩이었다. 

자유라고 답한 아이들은 그 이유로 ‘공부라는 감옥에서 풀려나니까’ ‘노는 날이 별로 없어서’ ‘놀이할 때는 방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등을 들었다. 공부·학원·숙제에 쫓기는 일상생활에서 작은 틈새일 뿐인 놀이에 대해 아이들이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끼는 점을 표출한 것이다. 자유 다음으로는 ‘행복’(16명)과 ‘재미’(13명)라는 답변이 많았다. 


부정적인 답변들도 눈에 띄었다. ‘나에게 놀이란 없다’ ‘두려움(할머니에게 혼날까봐)’ 등도 보였다.

부모들 중에선 ‘놀이란 즐거움’이라고 답한 이가 22명(25.6%)으로 가장 많았다. 놀이를 즐거웠던 기억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다음으로는 ‘생활’(일상·일상생활 등 포함)이라는 답변이 20명(23.3%)으로 많았다. ‘동네 친구, 동생, 언니, 오빠 할 것 없이 해질 무렵까지 어울려 뛰어놀았기 때문에’ ‘늘, 항상 하고 당연하게 했던 일이기 때문에’ 놀이는 생활이고, 일상이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놀이를 ‘세끼 먹는 밥’이라고 표현한 부모도 있었다.

<경향신문·참교육학부모회·서울 노원·도봉구청 공동기획>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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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밥이다]긴줄넘기·사방치기… 놀이 1년 만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ㆍ(1)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함께 놀기, 매일 놀기, 몸으로 놀기에 공감하는 엄마들이 ‘놀이터의 이모’로 1년을 보냈다. 2~3명이 짝을 지어 일주일에 한 번씩 요일을 정해 돌아가며 ‘꼬마야 꼬마야’ 긴 줄을 돌려주고, 목마를 때 물을 챙겨주고, 놀이에 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보이면 함께 실뜨기를 하며 얘기를 들어줬다. 방과후에 아이들이 2시간씩 어울려 보낸 놀이터는 주로 학교 운동장과 도서관이었다. 이렇게 놀았을 뿐인데 아이들은 바람과 햇볕과 흙 속에서, 저들끼리의 재잘거림 속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컸다.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이모들도 함께 컸다. 1년간 놀이터에선 어떤 일이 있었을까. 놀이터 이모들이 인상 깊은 장면을 적어놓은 놀이터 일기장에서 몇 편을 발췌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놀이운동 ‘큰이모’ 김수현씨 인터뷰
“원없이 놀았던 큰딸, 타인과 의견 조율 잘하고 좌절 이기는 힘 커”


주말인 지난 22일 김수현씨는 눈이 많이 온 강원도에 놀러 가 초등학생인 둘째, 셋째 아이와 이글루를 만들고 왔다. 집안일은 내버려두다시피 하고 갔는데도 올해 고3에 올라가는 큰아이는 불평이 없고, 엄마도 미안함은 없다고 했다.

김씨는 서울의 동북지역 학교에서 아이들의 놀이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놀이 큰이모’다. 김씨는 “아이들뿐 아니라 사람은 놀기 위해 세상에 왔다”고 말한다. 그는 큰딸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 자녀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을 모색하다 ‘참교육학부모회’를 알게 되고, 놀이 공부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어렸을 때 몸이 약해 제대로 놀지 못한 경험과 동화작가로서 아이들의 삶에 늘 관심이 많았던 것도 놀이의 매력에 빠지게 된 이유였다. 

방과후에 아이들과 2시간씩 놀고 있는 한 ‘놀이터 이모’가 그린 삽화다. 서울 노원·도봉·강북·중랑구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교놀이터, 마을놀이터의 위치와 그 속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풍경을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에요”라는 말 속에 재밌게 담고 있다.


놀이터를 자주 나가는 사이 옆집과는 현관 사이에 시트지를 깔아 맨발로 다니며 놀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아쉬우면 이웃에 부탁하고, 별식이 생기면 나누는 게 자연스러웠다. 그중에서도 놀이는 아이들, 어른들, 아이와 어른들 사이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놀이터 큰이모’를 엄마로 둬 동네 놀이터를 마당 삼아 성장한 딸은 원없이 놀았던 게 참 좋았다고 했다.

“동네 언니, 오빠, 동생들과 어울려 놀며 작은 사회를 경험한 것 같아요. 왜 놀면서 나름의 규칙도 만들고, 서로 싸우고 화해하는 일이 일어나잖아요. 많이 놀아서 그런지 전 친구들보다 스트레스도 별로 안 받는 편이고요.”

김씨는 “내가 농담으로 ‘자아비대증’이라고 할 정도로 큰딸은 스스로를 좋아한다. 같이 있으면 즐겁다. 문제 상황에 닥쳐도 겁내지 않고 부딪히고, 넘어졌을 때 털고 일어서는 힘이 엄마보다 낫다”고 말했다. 딸은 학교에서 부모를 상대로 진행한 진학설명회에도 바쁜 엄마 대신 참가해 친구·교사들과 상담하며 희망 대학과 학과를 정했다. 엄마가 바쁘거나 몸살로 놀이터에 못 갈 땐 도서관에 있다가도 놀이터에 나가 아이들과 몇시간씩 놀고 온 적도 많다. 집안일도 늘 분담하는 딸이 고3이 되며 달라진 것이라곤 설거지나 집안일에서 1년만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것뿐이다. 큰딸은 누구보다 열성적인 놀이운동의 지지자다. 다른 두 아이도 그렇고, 변화를 직접 지켜본 남편도 아이들의 노는 시간을 존중하고 있다.

“아이들은 맘껏 놀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부정적인 감정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죠.” 김씨는 “아이들이 땅에 금 하나를 긋는 순간 금기의 영역을 선포하는 것”이라면서 “놀이는 신비한 영역이며 어른들의 생각과 잣대로 건드리고 막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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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밥이다]기고 - 아이, 소비를 얻고 놀이를 잃다

아이가 점점 짐스러운 존재가 되어간다. 아이와 함께 갈 곳도, 받아주는 곳도 찾기 어렵다. 아이들한테 좋다는 것을 배우러 다니느라 한세월을 낭비하고, 부모가 교사까지 되려 한다. 한국에서 아이 키우기는 절망과 좌절의 ‘번갈아 뺨 맞기’다.

정작 짐스러운 까닭은 따로 있다.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이제 아이들은 돈을 내놓으라고 한다. 초등 5·6학년 아이가 “엄마는 사는데 나는 왜 못 사게 하느냐!” 따진다. 부모 또한 무얼 살 궁리에 빠져 있고 아이들은 무얼 살 때 행복해한다. 소비는 이렇게 오늘 아이들의 놀이가 되었다. 쇼핑이 즐거움인 엄마 아빠처럼…. 초등 5·6학년 아이들이 하루의 많은 시간 동안 하는 생각은 ‘아! 사고 싶다. 입고 싶다. 바르고 싶다’이다. 사기 위해 공부시키고 더 사기 위해 공부한다.

둘 다 소비자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의 초등 5·6학년 아이들을 어린이의 범주에서 속절없이 떠나보내고 있다.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떻게 사들이고 소비하면서 아이들과 지내고 있는지. 이렇듯 소비가 부모와 아이들의 오락이 되어갈 즈음 놀이는 버려졌다. 아이들에게 소비의 시작은 놀이의 종점을 뜻한다. 이제 마트로 실내놀이터로 체험으로 쇼핑으로 달음박질칠 일만 남는다. 소비가 아이들의 놀이가 되면서 배움도 불가능해졌다. 이게 돈으로 아이를 키우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모두 다같이 아이와 소비하며 살자고 톡과 페북으로 구매와 사용기를 실어나른다. 돈으로 아이 키우기를 멈추는 곳에서 아이는 살아나고 놀이는 시작된다. 

아이들은 놀이를 엄마한테 허락받아야 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물어보고 놀아야 하는 시대를 눈치 보며 통과한다. 아이들이 앞으로 살 세상을 떠올려본다. 지금보다 더 촘촘하게 삶을 조이는 사나운 세상일 것이다. 오늘 아이들을 잡은 만큼의 품값이나 사육된 만큼 인내의 대가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 대목을 아이 키우는 부모는 깨우쳐야 한다. 그런데 도무지 깨우칠 수 없다. 머릿속에 광고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보니 아이들이 노는 게 노는 게 아니다. 부모는 돈 버는 일에 올인하고 아이에게는 소비가 놀이가 되어 둘 사이에 은밀한 합의마저 이루어진다. 그것은 팔릴 만한 아이로 만들어야 하고 아이 스스로 그런 아이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노는 아이 꼴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나아가 다른 집 아이도 놀지 못하게 깊이 연대한다.

놀지 않고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가 세상을 건강하게 살기란 쉽지 않다. 놀면서 죽고 살고, 이기고 지고, 되고 안되고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마음에 상처 하나 입지 않고 숱하게 겪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부모이다. 아이들이 세상을 살려면 삶의 기운, 생기라는 것을 이 시기에 몸 가득 담아야 하는데 그걸 도와주기는커녕 방해하고 있다면 당신은 부모가 아니다. 열 살까지 이 시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 이 10년의 시기를 아이들이 보내면서 평생 쓸 삶의 밑바닥 힘을 놀이로 다질 수 있게 하자는 사회적 합의의 물꼬를 터야 한다. 아이는 놀아야 산다는 절박함을 부모와 교사들의 제정신에 호소한다. 다행스럽게도 한국 사회 곳곳에서 아이들의 가장 기본적인 놀 권리를 누리는 아이와 이를 돕는 어른들이 늘고 있다. 이런 모습이 곧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할 극한의 실험 카드가 더는 없기 때문이다. 

내 공부는 아이에서 출발해 놀이를 지나 놀이터에 이르렀다. 놀이터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위험’이다. 다칠까봐 못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아이들 안전을 염려하는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이들이 작고 자주 다쳐야 크게 안 다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그런 위험과 만날 수 있게 하는 게 부모이다. 때론 다치면서 삶을 겪도록 하자. 체험 이야기도 짧게 해야겠다. 지금의 체험은 놀이도 학습도 아니다. 현재 조립 수준을 넘지 못하는 기획된 체험의 난립에 아이들을 맡겨서는 안된다. 돈 쥐여 어디 보내고 뭐 사주는 게 부모가 아니다. 사지 않고 아이와 10년을 보낼 궁리를 하는 부모를 만나고 싶다. 돈 들이지 않고 놀 수 있어야 그게 놀이다. 바람이 분다.

<편해문 | 어린이놀이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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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고 도서관이고 아이들이 주로 모여 있는 곳은 만화책이 있는 곳.

만화 나아가 학습만화, 어떻게 하나...?


전문 바로가기(딸깍!!!)


어린이 그림책 로드맵인그림책이 좋아서의 저자 류제님 작가는 만화책을 고를 때 기억해야 할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첫 번째는 학습을 목표로 한 만화보다는 되도록 순수 만화를 익히라는 것이다둘째는 색체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고 흑백만으로도 아이에게 충분히 흥미를 끌 수 있는 만화인지 확인해 보라는 것이다셋째로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거나저속한 언어를 사용하여 아이들 정서에 독이 되는 만화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넷째는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그림으로 친숙하거나내용상으로 따뜻한 감동을 주는 만화인가 여부다마지막으로는 작가로서의 당당한 예술혼과 그 작가만의 독특한 감성이 깃들어 있는 작품을 주로 골라 점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학습만화에 대한 찬반 여론은 아직도 뜨거운 감자다류제님 작가는 학습만화를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드리지 말고 쉬고 있구나’, 내지는잠깐의 해방감을 즐기고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더불어 조금만 살펴보면 학습만화뿐 아니라 일반도서와 견주어 손색이 없는 수준 높은 아이들 만화도 많다면서 말이다결국 학습만화가 자녀에게 독이 될지약이 될지는 부모의 선택과 노력에 달렸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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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모일에 우주/천문학을 주제로 한 책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더렜다.

어느 분 말씀처럼 하늘(우주)을 보며 고민하고 공부하고 세상의 이치를 알아가려 한 게 과학의 출발이요 이게 곧 철학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코스모스>는 참 멋진 책인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이번에 읽어보고 공부한 책 두 권은 결국 할아버지와 아줌마의 대결이 되고 말았다.

천문학(우주)을 다룬 책으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와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였으니...

 

아무튼 두 책은 들려주는 분이 서로 다른 만큼 여러 가지로 대비되는 점들이 있었다.

물론 두 책은 염두에 둔 독자층이 다르기에 똑같은 수준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보더라도 비교는 안 할 수가 없어서~^^

 

1.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는, 들려주려는 모든 얘기가 연결되어 있는 듯 유기적인 느낌이 들도록 해주었으며,

적절한 문-답이 이를 잘 살려주었다고 본다. 그래서 철학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대신 그러한 점 때문에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인 뭔가를 붙잡았다는 생각을 하기는 어려웠다는 느낌이다.

 

덧붙여 번역 문장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친절한 번역이 되지 못하여 철학적인 우주 이야기가 더욱 난해하게 느껴지고 맥락을 잡기가 어려웠다고 하였다. 아마 이는 번역하는 분이 이 분야를 전문으로 공부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다. 그 점이 참 아쉽다. 좀만 더 친절했더라면...ㅠㅠ

한편 편집 과정에서 번역 문장의 아쉬움을 꼼꼼하게 못 봤을 수도 있겠거나 아니면 우리가 깔끔하게 구체적으로 정리해주는 걸 읽는 데 익숙해서인지도 모르겠고.

아, 그리고 기초지식이 어느 정도 갖춰진 독자라면 훨씬 풍부한 느낌(멋진 철학책이 되었을 거라면서)으로 읽었을 거라는 얘기를 하면서 다들 기초체력이 부실함을 한탄하기도 하였다.(뭐, 실제로 체력이 부실-저질체력-하기도 하지만...^^) 

 

2.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는, 구체적인 정보를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이다. 어린이 독자로 하여금 우주/천문학에 대한 정보와 사실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본다. 그래도 그날 분위기로는 그리 후한 점수를 받지는 못한 것 같았다.ㅎㅎ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연결된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맥락이 없고 산만하고 끊기는 느낌 때문에 책 한 권을 통해서 유기적인 구성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웠다는 얘기를 하였다.(그러고 보니 각 챕터가 하나의 재미난 이야기여야 할 뿐만 아니라 책 한 권이 담고 있는 전체 글 또한 하나의 재미난 이야기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근데 이거 쉽지 않잖아요?!ㅠㅠ)

또한 별똥별 아줌마의 말투에서 독자들에게 자꾸 재미있지? 이상하지? 신기하지? 하고 억지스럽게 확인하거나 동의를 구하려는 태도가 좀(많이) 거슬리기도 하였다.(하긴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집중을 해야지, 재밌지? 신기하지? 하고 애써 확인하는 것은 글쓴이의 불안감 또는 불확신 때문인지도 모르겠당.)

 

어설프지만 이 정도로 정리를...

 

덤으로...

두 책에서 '퀘이사'를 얘기하는 부분에서 확연한 차이를 어느 분이 말려주었다.

별똥별 아줌마에서는 퀘이사를 우주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생긴 '천체'라고 설명하고,

할아버지는 '퀘이사'를 전혀 다르게 설명(할아버지가 들려주는~ 150~151쪽)하고 있다.

이건 두 책을 펼쳐보고 비교해 보시길^^

아무래도 할아버지 말씀이 옳다고 보았어요.


꾸벅!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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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교육은 왜 &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미술관은 상상력과 창의력의 보물창고 -



이승미 국립현대미술관 교육팀장



 “미술교육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미술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한다



의문점Q 하나.  현재 우리에게 미술이란 고대 동굴벽화부터 건축 조각 회화 분야의 인류문화유산과, 미술관의 전시품, 소장품, 거리의 공공미술, 그리고 일상을 둘러싼 디자인이 포함된다. 그 기준은 초등~고등학교까지 미술 교과서에 기술 된 내용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 의심 없이 미술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고구려벽화와 반구대 암각화 알타미라동굴의 벽화는 처음부터 미술이었을까?
그 그림들이 단지 대중의 미적 감상을 위해 제작되었을까? 고대 사람들 중 화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밖에서 본 아름다움을 동굴 내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잘 보이지도 않는 동굴을 가득 메워 그토록 정성껏 그림을 그린 것일까? 혹은 친절한 예술가가 인근의 누구나 다 예술적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절벽의 높은 바위를 깎아 새겨 넣은 것일까?

의문점Q 둘.  백남준의 비디오는 왜 미술일까? 백남준은 화가로서 미술품을 창작한 것일까? 여기에 생각이 미치면 미술은 단지 우리가 벽에 걸어두고 감상하는 것 이상의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가 생각 없이 늘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가장 진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으며 현재의 사고로 과거를 너무나 간단하고 쉽게 판단하고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A1.  고대의 벽화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미술의 범주에 넣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우리가 고대 사회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동굴 벽화는 감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종교적 제의를 위한 수단이었을 수도 있으며 장인이 아닌 제사장의 제례의식에 따라 모든 구성원이 합동으로 제작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문자가 없었던 시절 뭔가 중대한 일을 기록하기 위하여 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왜 하필이면 그 곳이어야 했는지도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류 모두가 그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아름답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미술은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지향 점 혹은 아름다움에 대한 기록인 것이다.

A2.  고대의 일은 그렇다고 치고 우리와 동시대를 살았던 백남준은 화가로서 미술작품을 제작한 것일까? 백남준은 화가 혹은 미술가인가? 백남준은 미학을 공부한 음악도 였으며 존 케이지의 영향으로 전위적인 실험음악 퍼포먼스에 참여 하면서부터 전위적인 행위 예술가로 알려지게 된다. 그 뒤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전위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결과물을 전시를 하게 되고 미술관에서는 백남준의 행위와 사고의 결과물들을 소장한다. 백남준은 기존의 미술, 혹은 예술 장르로서는 포함되지 않았던 ‘비디오’라는 미디어와 ‘전파’를 예술의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한 혁신적인 개척자이다. 과학자들이 과학의 원리를 발견해 인류를 진보하게 하듯이 백남준은 예술의 영역을 캔버스와 벽으로부터 전파와 빛의 파동으로 해방시킨 위대한 개척자이다. 세계 유명 미술관에 소장 된 백남준의 작품들은 미적인 대상으로 보다는 인간의 사고의 전환에 대한 사례로서 위대한 인간의 사고와 예술적 상상력, 창의력에 대한 사례로 이해되어야 한다.


 미술교육은 작품을 따라하며 예술적 성취감을 기르고 
 예술가의 ‘예술적 상상’ ‘창의적 사고’를 체험하는 것



이제 위의 두 사례를 통해서 미술교육은 왜하는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조금은 그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예술 작품들의 가장 기본적인 공통점은 작품 하나하나가 이전에는 없었던 창의적 사고와 상상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가 좋은 예술가 좋은 작품을 선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독창성’이다.
따라서 미술교육은 인간의 예술적 상상과 창의적 생각이 담겨있는 미술작품을 통해,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과 창의적 발상을 이해하고, 다양한 창의적인 사고를 하도록 하는 데에 있다.

이제 비로소 미적 표현의 방법, 즉 그리기 색칠하기 만들기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술교육의 전부가 아님을 눈치 채게 된다. 동굴 벽화를 보고 따라 그려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그림속의 작은 힌트들을 조합해 추론하고 논리를 세워 고대의 세계에 대해 상상해 보는 것 또한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인가?
백남준의 비디오 영상을 따라 만들어 보는 것도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백남준이 전파를 통해서 상상하고 추구 했던 작업이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이어주는 인터넷 광케이블망과 같은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 독특한 상상력을 경험해 보는 것 또한 중요한 교육이고 체험인 것이다.
이처럼 미술교육이란 미술품을 ‘어떻게 제작’했는지 직접 제작 방식을 따라해 보며 예술적 성취감을 기르는 방식과, 또 한편으로는 예술가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예술적 상상’ ‘창의적 사고’를 체험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작품들을 소장하고 전시하고 연구하는 미술관은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의 보물창고이며 창의적 미래를 꿈꾸는 교육기관인 것이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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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구름콩

<맛있는 구름콩 - 두부 이야기>(임정진 글, 윤정주 그림, 국민서관)

같이 공부하는 분들과 이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누었다.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 것 같다. 주고받은 얘기를 올려놓은 글을 간추려 본다.


- 콩이 두부가 되는 물리적, 화학적 변화 과정을 구름에 비유하여 썼다.

   비유가 적당하지 않고, 억지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꼬투리에 들어 있는 콩이 구름을 본다는 설정부터, 그리고 콩이 왜 구름을

   부러워하며, 마지막에 벽돌처럼 단단해진 두부를 보고 구름이 말하는 것 등등

   잘 짜여진 글이라기보다는 두부를 이야기하기 위한 억지스러운 장치라는 생각이...

 

- 음식물의 의인화 : 콩의 내레이션은 지극히 인간 중심적이며 인간의 잣대로

   현상을 바라본다. 즉 자신의 몸이 돌에 갈리고 불에 데워져도, 사람의 입으로

   기꺼이 들어가는 상황인데도 즐기는 듯한 모습이라든가, 인간에게 유익하면

   결국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보았다. 

- 전체적으로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두부를 소재로 한 책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발빠른 기획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아무튼 이야기 흐름이나, 상황 설정, 콩을 의인화한 부분 등에서
  아쉬움이 크다. 무엇보다 세상을 지극히 인간 중심으로 바라보고, 자연을 대상으로만 보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걸렸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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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아름다운 봄이에요~^^

두리번거리면서 발 아래, 둘레를 살펴보세요.

새싹이 돋는 게 보이지 않나요?

아마 하느님께서도 인간이 나고 죽고, 다시 아이가 태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신비롭다 하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암튼 채 녹지 않는 흙을 뚫고 싹이 돋아나는 식물의 힘은 놀랍습니다.

 

수년 동안, 아니 어린시절 경험까지 더하면 수십년을 우리 풀꽃과 함께한 풀꽃 삼촌 김영철 아저씨가 직접 보고 살피고 조사하여 쓴 <우리 풀꽃 이야기>가 곧 책으로 나온답니다. 여기에 세밀화 그림을 넣기 위해 1년 내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료 조사와 취재 등을 해온 이승원, 박동호 화가들의 세밀화가 더해졌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냉이가 여름잠을 잔다는 것도 알 게 되고,

파리약을 사지 않고도 이 식물의 뿌리로 파리약을 만들 수도 있고,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해인사를 비롯하여 불경 등 옛날에 책을 많이 만들던 절 주변에 상사화가 많이 자라는 까닭

또한
알 수 있답니다.

 

이것 말고도 우리 풀꽃들의 비밀을 비롯하여 식물에 관한 지식 들을 아주 쉽게 깨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세밀화 감상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

 

 

임시로 만든 표지입니다. 곧 최종 표지가 나올 텐데, 그때 다시 정식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책을 먼저 본 분들의 소감을 살짝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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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친구가 되어 보면 어떨까요. 친구가 되려면 먼저 이름은 알아야겠지요.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왜 그렇게 살게 되었는지, 이름은 무엇 때문에 붙여지게 되었는지 따위를 알면 알수록 점점 친한 친구가 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여러분이 식물과 친구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생태세밀화가 이태수


어린 시절을 자연에서 보낸 아름다운 추억은 삶을 밀어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큰 힘입니다. - 농부 시인 서정홍

 

어린시절 자연에서 몸으로 체험한 식물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고 있으며, 부모 세대의 식물에 대한 경험 소개와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을 짧은 에피소드의 수필처럼 다루고 있다. 소소한 일상생활의 한 부분에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끼워 넣음으로써, 식물과 인간의 삶이 하나임을 잘 드러내고 있다. -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사평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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