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볼 만한 주제 같다.

무심고 종이 봉투가 훨 친황경적이고 진보적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글을 읽다 보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다.

아이들과 토론해 볼 만한 주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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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봉투 대신 종이 봉투를 쓰는 것이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될까요?

2016년 6월 24일  |  By:   |  과학  |  댓글이 없습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비닐 봉투를 사용하는 일은 마치 담배처럼 그저 꼴보기 싫은 일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악한 행동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달 뉴욕 시 의회는 모든 일회용 봉투에 5센트의 비용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 시켰습니다. 또한 지난 주 메사추세츠 상원은 소매점들이 비닐 봉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고 재생종이 봉투와 재활용 봉투에 10센트의 비용을 물리도록 만드는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메사추세츠 주의 범안이 올해 내에 실행될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비닐 봉투 산업이 이 싸움에서 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메사추세츠의 32개 도시 혹은 마을은 이미 비닐 봉투를 금지하거나 비용을 물리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LA 와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캘리포니아의 88개 시군 역시 마찬가지이며 다른 여남은 개의 주에서도, 그리고 여남은 개의 나라에서도 같은 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비닐 봉투의 해악은 확실합니다. 비닐 봉투는 하수구를 막고 나무 사이에 끼어 거리를 어지럽힙니다. 바다에서는 물고기와 바다새 그리고 다른 해양생물이 이를 먹고 목이 막혀 죽게 됩니다. 대표적인 비닐 봉투 반대 운동가인 이안 프레이지어는 최근 뉴요커에 실은 기사에서 “2014년, 식료품 비닐 봉투는 해양보전센터의 국제해안청소운동(Ocean Conservancy’s International Coastal Cleanup)이 발표한 바다에서 많이 발견된 쓰레기 중 담배와 빨대, 병뚜껑 다음인 7번째를 차지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공중위생국은 매주 1,700톤의 일회용 봉투를 수거하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은 연간 140억원에 이릅니다.


비닐 봉투 금지 법안은 이 문제들을 원천적으로 해결합니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비닐 봉투를 금지하자, 도시의 하수구를 막는 비닐 봉투의 수는 89% 감소했습니다. 비용을 물리는 제도는 이보다는 작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큰 효과를 냅니다. 워싱턴 DC 정부는 5센트의 비용을 물리는 것 만으로 비록 수치에 논란은 있지만, 전체 비닐 봉투 사용이 60%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비닐이 정말 종이보다 나쁠까요?

그러나 이 법안을 지지하는 이들은, 무엇이 비닐 봉투를 대신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대안들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종종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쨌든 가게에서 산 물건들을 들고 가기위해서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비닐 봉투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대안은 종이 봉투입니다. 그러나 어떤 환경 문제를 따지느냐에 따라 종이는 비닐 보다 더 나쁠 수 있습니다.


봉투 금지 운동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메사추세츠의 법안은 모든 일회용 봉투를 막으려 하는 법안이지만 여전히 종이 봉투를 비닐 봉투보다 더 선호하게 만드는 법안입니다. 뉴욕시의 법안은 모든 일회용 봉투를 동일하게 대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일회용 봉투가 재사용 가능한 가방보다 정말로 나쁜가라는 의문은 남습니다.


봉투가 만들어져 사용 후 처리되기 까지의 과정에서 환경이 받는 영향을 밝힌 연구들이 내놓는 결론은 매우 다양합니다. 비닐 산업 종사자들의 모임인 “미국진보봉투협회(American Progressive Bag Alliance)”(재미있는 이름이지 않나요?)의 지원을 받은 연구들이 있습니다. 순수한 의도로 이루어진 연구들 역시 몇몇 가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면 토트 백은 몇 개의 비닐 봉투를 대신하는 것일가요? 만약 어떤 이가 가게에서 가지고 온 비닐 봉투를 다시 화장실 쓰레기 봉지로 사용한다면 그 비닐 봉투는 다른 비닐 봉투를 대신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만약 당신의 가장 큰 걱정이 기후변화라면 문제는 더 복잡해집니다. 2007년 호주 정부에 의해 이루어진, 봉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종합적인 연구는 종이 봉투가 비닐 봉투보다 더 많은 온실 개스를 만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는 종이 봉투를 만드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쓰이며 또한 이를 운반하기도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종이는 썩으니까 환경에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오레곤 주립대의 화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타일러의 말입니다. 종이가 더 많은 온실 개스를 만드는 이유는 복잡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종이 봉투가 비닐 봉투보다 더 두껍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온실 개스는 그 대상의 질량에 비례합니다.” 예를 들어 종이 봉투는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수송하는 데 더 많은 트럭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를 넘어

물론 많은 환경주의자들은 비닐이 종이보다 나쁘다고 말합니다. 즉 기후 변화는 우리가 걱정해야할 환경 오염 중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종이가 생산에 드는 에너지 때문에 환경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메사추세츠 시에라 클럽의 대표 에밀리 노튼의 말입니다. “그러나 종이와 비닐의 가장 큰 차이는 종이는 스스로 썩는다는 것입니다. 비닐은 환경에 오래도록 남아 악영향을 일으킵니다. 수중 생물들이 이를 먹음으로써 결국 우리의 뱃속에도 비닐이 들어오게 됩니다.”


도시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정의 활동가들 또한 비닐 봉투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합니다. “쓰레기들은 도시의 빈민가로 모이게 됩니다.” 브루클린의 사회정의 및 환경 단체인 UPROSE 의 대표 엘리자베스 얌피에르의 말입니다. “비닐 봉투는 도시 시설을 파괴할 뿐 아니라” 그녀는 하수구 등을 언급했습니다, “온실 개스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녀는 또한 저소득층이 수산물을 섭취하기 때문에 비닐에 의한 바다 오염 역시 문제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뉴욕 시의 법안이 비록 저소득층에게 부담이 되는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싱글 맘이나 투잡을 뛰는 이들은 토트 백을 준비할 겨를 없이 퇴근 시간에 급히 장을 보아야 할 일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UPROSE 는 비닐 봉투가 지역 사회를 오염시키는 일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환경주의자들은 모든 일회용 봉투에 비용을 물리며, 또한 종이 봉투는 재활용 종이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법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메사추세츠 주에 계류중인 조례 중에는 일회용 종이 봉투는 적어도 40%의 재활용 성분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는 메사추세츠 시에라 클럽이 지지하는 법안입니다.


복잡한 문제

그러나 재사용 가능한 가방 조차도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서 이야기한 호주의 연구는 면으로 된 가방이 매우 큰 환경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전 세계 농경지 중 면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비율은 2.4% 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병충해 약은 24%, 살균제는 11%에 달한다고 세계야생기금(World Wildlife Fund)는 밝혔습니다. 1파운드의 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5,000 갤런의 물이 필요하며, 이는 어떤 야채보다도 많고 대부분의 고기보다도 많은 양입니다. 면은 또한 종이와 달리 대부분의 경우 재활용가능하지 않습니다.


앞서 호주의 연구에서 내린 최선의 방법은 재사용 가능한 가방을 사용하되 면을 사용한 토트백이 아닌 재활용 비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보다 튼튼한 가방을 사용하는 것이 온실 개스를 조금이라도 덜 만들며, 에너지와 물의 사용을 줄이는 방법이며 자원의 낭비를 막고 쓰레기를 줄이는 길입니다.” 연구의 결론입니다. “다른 종류의 일회용 백으로 옮겨가는 것은 다른 종류의 환경 문제로 옮겨가는 일일 뿐입니다.”


그러나 호주나 유럽에서 진행된 연구를 그대로 미국의 환경에 적용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문제가 기후변화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는 나라마다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에너지원은 다릅니다.


“문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뉴욕시의 법안을 지지하는 천연자원관리국 뉴욕시 부장인 에릭 골드스타인의 말입니다. “너무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이 봉투를 만드는 종이가 스테튼 아일랜드의 재활용 제지소에서 만든 종이냐 아니면 캐나다 북부의 숲에서 만들어진 종이냐라는 문제를 생각해 봅시다. 내가 아는 한, 누구도 이런 수많은 요소들을 고려한 연구를 진행한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마치 ‘주차 딱지를 받을래, 세무 조사를 받을래’ 처럼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질문입니다. 물론 두 경우를 모두 피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요.” 골드스타인은 면으로 된 토트 백이라 하더라도, 꾸준히만 사용한다면 일회용 봉투보다 나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정책은 뉴욕시처럼 일회용 봉투에 비용을 부과하면서, 동시에 재사용 가능한 재활용 비닐 가방을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특히 저소득층에게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부유한 이들은 PBS 나 홀푸즈에서 받은 토트백이 집에 넘칠 겁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어떤 봉투도 기후변화, 해양 오염, 물 부족, 병충해 약 사용 등의 환경 문제에 대해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는 일입니다. 만성적인 과소비를 줄이고자 자신이 좋아하는 재활용 봉투를 사용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봉투가 어떤 재질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고기를 한 번만 덜 먹는다면, 당신은 환경에 진정한 공헌을 하는 것입니다.” 타일러의 말입니다. “봉투안에 어떤 걸 담아오는가가 진짜 중요한 문제라는 뜻입니다.”

(Gr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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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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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추기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 요즘 아이들과 소통하고도 싶고, 그동안 해오던 토론 모임의 연장 및 확장의 욕구도 있고.... 하여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가 동네 청소년들과 책 읽기 모임을 한번 해보고 싶어졌다.

아무래도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일단 함께할 친구들을 찾는 것도 그렇겠고, 학교공부나 학원에 더 관심이 있을 법한 친구들이 대부분일 텐데 이런 모임에 마음이 움직일까? 


암튼 차근차근 자료도 모아 보고, 나도 공부도 좀 하면서 연말에는 윤곽을 그려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모임이 해오던 토론 모임의 확장이 될 수 있으면 더욱 좋겠고....


'가화'도 못 하는 주제에 이런 고민이라니.........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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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전 읽기가 중요하다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막상 읽으려고 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100권이 넘어가는 추천도서 목록에 기부터 죽는 데다 마음 먹고 책을 펼쳐도 어려운 내용에 잠이 쏟아지기 일쑤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잘 모른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고전을 읽는 방법들을 알고 나면 고전 읽기의 첫걸음을 좀 더 쉽게 뗄 수 있을 것이다. 







읽기 전에 관심사 파악하고 쉬운 책 먼저 읽어야

책을 고르기 전 자신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먼저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 문학·역사·철학·과학 등 관심 분야에 맞춰 읽을 책을 선택하는 게 좋다. 관심 있는 분야라면 읽기가 좀 어렵더라도 한결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서울대 문용린(교육학과) 교수는 “소위 ‘필독서’라고 하는 목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서목록을 만들라”고 말했다.

연세대 정과리(국문과) 교수는 “처음 고전을 읽는다면 오래된 작품이면서 동시에 대중성이 있는 소설을 읽는 게 실패할 확률이 낮다”고 조언했다. 소설은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보니 사회과학 서적에 비해 비교적 쉽게 읽힌다. 이후 교양서나 사상서 등 사회과학 서적으로 독서 영역을 넓히며 시야를 확장하자. 같은 작품이라도 청소년용으로 나온 책이 있는지 먼저 찾아보는 것도 잊지 말자.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고 해설도 곁들여져 있다.

책을 정했다면 이제 탐색전이다. 본격적인 독서에 앞서 읽기로 한 책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자. 작가에 대한 소개, 책이 쓰인진 곳, 시대적 상황 등을 먼저 살피며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얻은 배경지식으로 작품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내 관심사와 맞는 책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읽어 나가며 목차 활용해 흐름을 파악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두자. 저자가 말하고 싶은 내용과 책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생각,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느낌만 파악해도 충분하다.

이때 목차가 유용하다. 목차는 책의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화여대 한수영(국문과) 교수는 “목차는 책 전체의 스토리를 보여 주고 각 부분의 핵심어를 알려 준다”며 “책을 읽는 도중에도 수시로 목차를 확인해 앞뒤 내용을 비교해 가며 읽는다면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읽으면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메모해 두자. 서울 오산고 박정준 교사는 “챕터별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은 표시해 두고 짤막한 이유를 함께 적어 둬라”고 조언했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은 부분마다 ‘왜’ ‘어떻게’라고 자문하고, 독서가 끝난 뒤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면 인터넷과 백과사전·신문을 이용하자. 책 내용에 대해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사고력과 배경지식을 키워 준다.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관심사에 맞는 책을 고른 뒤 맥락을 이해하자는 생각으로 읽어나가면 고전 읽기의 첫걸음은 한결 수월해진다. 읽을 책에 대한 사전조사도 읽기에 도움이 된다. [김진원 기자]




읽고 나서 끊임없이 ‘나’와 연관시켜 읽기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쓴 이지성 작가는 “고전 읽기는 책을 다 읽은 뒤 ‘생각하는 단계’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만약 논어의 한 구절을 읽었다면 먼저 공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뿐 아니라 각 제자들 입장에서, 노자나 장자 심지어 예수나 석가모니 등 다른 사상가 입장에서 끊임없이 사색해 보면서 생각의 폭을 넓혀 갈 수 있다. 

DA 300



한 교수는 “책을 한 권 읽었다는 사실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며 “자신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관적인 느낌도 중요하지만 객관적인 근거를 들어 비평해 보자. ‘이 작품은 이런 이유로 탁월하다’는 식이다. 상상력을 발휘해 내가 사는 사회와 연결시켜 보자. ‘고리타분한 이야기’거나 ‘남의 이야기’가 아닌 ‘살아 있는 내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회과학 서적은 지금 발생하는 사건이나 사회 문제들과 연관 지어 볼 수 있으며 인물평전의 경우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과 연결해 볼 수 있다. 이런 활동을 토대로 글을 쓰면 자연스럽게 깊이가 더해진다. 이때 찾은 관련 자료나 신문기사도 함께 모아 두자. 일련의 활동을 차곡차곡 기록해 두면 나만의 특별한 독서 포트폴리오가 된다. 

[출처: 중앙일보] [인문고전 읽기] 소설로 시작하면 부담 적어요, 청소년용은 이해하기 쉽죠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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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식 대화법을 활용한 토론이 디베이트를 하는 데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보게 하는 것 같다.

토론, 독서는 앞으로 나의 삶에서 여러 화두 가운데 주요 화두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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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쉽게 틀리는 오답이 무엇인지 선생님이 알아야 하는 까닭

2016년 4월 18일  |  By:   |  과학  |  댓글이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해 잠깐 생각해봅시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궤도를 그려보면 그 궤도가 완전한 원이 아니라 타원이라는 사실은 아실 겁니다. 그 말인즉슨 일 년 중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일정하지 않고, 어떤 때는 지구가 태양보다 상대적으로 더 가까이 있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즉 계절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지구의 타원 궤도 때문일까요?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생각할 겁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답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버드대학교 과학교육과의 학과장이자 천문학자인 필립 새들러(Philip Sadler) 교수는 위에서 예로 든 것과 같은 “많은 사람이 틀리는 오답”에 관심이 많습니다.

“학생들의 머릿속을 백지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미 학생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해 나름대로 지식과 논리를 갖고 설명하려 들죠.”

이 세계를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또 애쓰는 것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할 때 현대의 과학적 기법보다는 그리스 시대 철학자들이 했을 법한 방법론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의 제한된 경험, 그로 인한 제한된 지식에만 기대어 섣불리 답을 얻으려 하죠. 그래서 천동설을 주장했던 프톨레마이오스처럼 우리는 정답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오답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게 되는 겁니다.

새들러는 한번 머릿속에 입력된 오답을 지워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인지과학을 빌려 설명합니다. 학생이 오답을 얻어내는 과정을 보고 논리적 결함을 찾지 못하거나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선생님은 학생의 머릿속에 들러붙은 오답을 정답으로 바꿔놓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번 정답이라고 믿은 무언가를 바꾼다는 건 정신적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입니다. 이런 식이죠. ‘내가 정확히 어디가 틀렸는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혹은 여전히 내가 보기엔 이게 오답 같지는 않은데 어쨌든 일단 교과서가, 선생님이 설명하시는 대로 믿어보겠다.’는 건 아주 큰 결단인 셈입니다.”

<미국 교육자 회보(American Educator magazine)>에 최근 쓴 글에서 새들러는 중학생들에게 객관식 과학 문제 20개를 풀게 한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문항마다 많은 사람이 흔히 정답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오답인 함정이 숨어있었습니다. 정답보다 오히려 더 유명한 오답도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풀어보세요)

  • 여기 양초 하나가 타고 있습니다. 초가 모두 탄 뒤에, 이를 지켜본 에릭은 원래는 고체 상태였던 밀랍이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에릭이 제시한 가설 가운데 어떤 가설이 사실일까요?

보기 1번은 “밀랍이 모두 보이지 않는 기체로 기화됐다.”는 설명이었고, 4번은 “모든 밀랍이 녹아 촛농이 되어 촛대 밑부분으로 흘러내렸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정답은 1번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푼 학생 가운데 17%만 정답을 맞혔습니다. 반면 오답인 4번을 고른 학생은 59%나 됐습니다.

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 같은 문제를 주었습니다. 선생님들에게는 문제를 푸는 일 외에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오답이 무언지 알고 있는지도 함께 물었습니다. 선생님들은 대부분 정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85%가 정답을 맞혔으니까요. 하지만 학생들의 약점에 대해서는 모르는 선생님들이 많았습니다. 4번 보기에 학생들이 취약하다고 골라낸 선생님은 41%에 그쳤습니다.

그해 말에 학생들에게 다시 과학 시험을 치렀는데,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오답에 대해 알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배운 학생들의 과학 성적이 훨씬 더 많이 올랐습니다.

오답을 잘 아는 건 학생들 가르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생들을 설득해야 할까요?

새들러는 소크라테스식 교육법을 먼저 꼽습니다. 즉, 학생들과 문답을 주고받으며, 학생들에게 직접 소리 내 논리를 설명하게 시키는 겁니다. 일방적으로 선생님이 앞에서 강의하는 것보다 특히 학생들의 오답을 바로잡는 데는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새들러의 설명입니다.

“중요한 주제를 찾아내는 선생님보다도 오히려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내는 선생님이 더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다음 단계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주고 경험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고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새들러와 동료들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설했던 천문학 강좌를 예로 들어보죠. 새들러는 학생들에게 같은 망원경으로 같은 위치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촬영한 태양 사진을 비교해보도록 했습니다. (여름이 더운 이유가 태양이 지구에서 가깝기 때문이라고 여기는) 많은 학생이 여름에 촬영한 태양의 크기가 가장 클 거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직접 자를 대고 사진 속 태양의 크기를 재보면, 정반대로 태양이 가장 큰 건 1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실제로 올해 태양이 지구와 가장 가까웠던 근일점(perihelion)은 1월 2일이었습니다)

“타원 궤도를 토대로 유추해낸 그럴싸한 상식이 사실은 오답이었음을 빼도 박도 못하게 각인시키는 거죠.”

참고로 계절이 있는 이유는 타원 궤도 때문이 아니라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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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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