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해룡 동시집

어린이*책 2011. 1. 31. 17:48

동시집 <맛의 거리>와 <입술우표>를 낸 곽해룡 시인의 동시집 교정지를 보고 있다.
매력있는 시인이다.
앞의 두 시집이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에게 말을 거는 것이라면,
곧 나올 시집 <이 세상 절반은 나>(가제)는 애벌레에게 나비가 될 수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주려고 쓴 시라고 한다. 젊은시절 공장생활하던 시인이 나은 미래(?)를 위해 공무원시험이나 대학을 고민하다
스물넷에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을 읽고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고민이 시 곳곳에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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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집

내 집 마련이 소원이라던 어머니
오늘
집 한 채 장만하셨다
...
공원 꽃밭
풀 뽑는 희망근로
노인들 일자리를 빼앗은 것 같아
미안하긴 했지만
삼만삼천 원이 어딘데, 하며
열심히 풀을 뽑았다는 어머니
오늘
소원 하나 이루셨다

호미를 쥐었던 손바닥에 잡힌
집 한 채

물집





소가 눈 똥
쇠똥구리가 먹고 잘 큰다

염소가 눈 똥
풀이 먹고 잘 큰다

사람이 눈 똥
아무리 먹어도 변기는 안 큰다





부러지기 않기 위해
풀은 몸을 숙인다

몸을 숙이되
풀은
바람 부는 쪽으로는 숙이지 않는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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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과 대화하는 김영철 아저씨의 '하늘매발톱' 이야기

나한테는 겨울이 꼭 필요해!

이번에는 내가 우리 꽃을 키우면서 경험한 것 몇 가지를 이야기하려고 해요. 어떤 이야기냐 하면 우리 꽃에게는 겨울이 필요하다는 것이에요.

내가 처음 하늘매발톱꽃이라는 식물을 키울 때 있던 일이었어요. 막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을 가져다 키웠어요. 한 일주일 정도 날마다 꽃을 보며 즐거워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꽃이 하늘을 보며 곧게 서더니 곧 꽃잎이 떨어지는 것이었어요.

“아하! 이 녀석은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꽃을 하늘로 향하고 꽃을 떨어뜨리나 보네. 혹시 그래서 하늘매발톱꽃인가?”

하지만 알고 보니 매발톱꽃들의 이름은 꽃의 빛깔로 구별한다는 거예요. 하늘매발톱꽃은 꽃잎의 빛깔이 파란 하늘색이라서 하늘매발톱꽃이라고 한다고 해요.

꽃이 지고 나서 한 한 달쯤 지나자 열매가 익기 시작했어요. 열매 안에는 깨알 같은 크기의 까만 씨앗이 들어 있었답니다. 나는 씨앗 하나라도 다른 곳에 떨어질까 조심스럽게 열매를 따서 씨앗을 챙겨 두었답니다. 내년 봄에 심어 볼 생각이었거든요. 그러다가 문득 아직은 늦은 봄이니까 씨앗을 심어서 키워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씨앗 몇 개를 꺼내 자리를 만들고 심어 보았답니다. 씨앗을 심은 지 보름쯤 지나자 예쁜 싹이 나온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작은 떡잎 사이로 새 잎이 두어 개 나왔을 때는 작은 화분에 하나씩 옮겨 심어 주었지요. 이렇게 해서 하늘매발톱꽃은 식구가 여럿으로 늘어나게 되었답니다. 가을로 접어들었을 무렵에는 어린 하늘매발톱꽃도 제법 크게 자라 있었어요. 물론 처음 가져와 키우기 시작한 것은 거의 크기가 10배는 더 커져 있었답니다.

그나저나 겨울 동안에 이 친구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걱정이 생겼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꽃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생각해 낸 것이 절반은 집 안에 들여다 놓고 절반은 밖에 두는 것이었어요. 많이 추워지기 전에 적당한 것을 골라 집 안에 들여놓았답니다. 집 안에 들여놓은 것은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놓아 두었어요. 그 전에 다른 식물을 키우면서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 두면 겨울을 나면서 점점 약해지다가 결국 죽게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랍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식물은 광합성을 해서 양분을 만들어요. 그런데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 두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쯤에는 아주 약해져 있거나 아니면 죽어 버릴지도 몰라요. 그건 식물도 살아가는 데는 양분을 사용해야 하거든요. 식물들은 광합성을 해서 양분을 만들어요. 그런데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 두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충분한 양분을 만들 수 없는 거예요. 항상 양분이 모자라게 되는 거지요. 그러면 처음에는 저장해 둔 양분을 사용해요. 저장해 둔 것마저 다 떨어지고 나면 결국 죽게 될 거예요.

그나저나 하늘매발톱꽃은 겨울을 잘 났을까요?

겨울 동안 밖에 둔 것들도 날씨가 따듯해지자 새 잎을 내기 시작했어요. 추운 겨울 동안에 얼어 죽지 않고 잘 살아 있던 것이었지요. 알고 보니 추위에 무척 강한 친구들이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새로 난 잎 사이에서 작은 꽃대도 자라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면 겨울 동안 집 안에 들여 놓은 것들은 벌써 꽃을 피웠겠다고요? 겨울 동안 집 안에 들여 놓은 하늘매발톱꽃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밖에 내어 놓았지만 꽃을 피울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강한 햇볕에 적응하느라 며칠 동안 고생을 하는가 싶더니 그 다음부터는 그저 열심히 새 잎을 내고 점점 크게 자라기만 했어요.

“야! 넌 왜 봄이 되었는데도 자꾸 자라기만 하는 거니? 꽃을 피워야지!”

이런 내 질문에 이 친구들 뭐라고 했을까요?

“무슨 소리! 봄은 겨울이 지나야 오는 거라고. 아직 겨울도 지나지 않았는데 봄이라니 무슨 소리야!”

“봐! 네 옆에 있는 다른 친구들을. 너희만 빼고는 모두 꽃을 피우고 있잖아. 그런데 아직 봄이 아니라고? 지금이 봄이라니까!”

“어, 이상하다. 우리는 겨울을 지난 적이 없는데. 쭉 날씨가 따뜻했다고. 좀 이상하게 따뜻한 날이 길다고는 생각했지만. 우린 날씨가 추워져야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고. 그러니까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겨울이 꼭 필요해!”

“아하! 그랬구나. 내가 너희를 따뜻한 집 안에 들여 놓아서 그런 거구나. 그래서 아직 겨울이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 거구나. 그런데 왜 꼭 겨울이 지나야만 꽃을 피우는데?”

“그거야 간단하지. 너도 잘 아는 것처럼 우리 나라는 추운 겨울이 있는 곳이라고. 혹시라도 잘못 알고 가을에 꽃을 피우기라도 하면 씨앗도 만들지 못하고, 또 우리도 죽을지 모르거든. 그래서 겨울이 지나면서 꽃이 피도록 하는 거라고.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에서는 꽃을 만들어도 된다는 신호로 어떤 물질을 만들어. 이 물질 때문에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면서 꽃을 피우게 되는 거라고. 그런데 이 물질은 봄에 꽃을 피우고 나면 없어져. 그러니까 이 물질이 다시 생길 때까지는 꽃을 피우지 않는 거야. 물론 이 물질은 겨울이 되어야만 다시 생기는 거고.”

“그렇구나! 그래서 많은 우리 꽃들이 겨울을 지나고 나서야 꽃을 피우는 거구나.”

“그렇지. 그렇다고 긴 겨울이 다 지나야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우리는 한두 달 정도만 추운 곳에 있으면 꽃을 피울 수 있어. 꽃을 피우도록 하는 물질이 그 정도면 충분하게 만들어지는 거지. 우리 꽃을 일찍 보고 싶으면 날씨가 추워지고 나서 한두 달쯤 지났을 때 따뜻한 곳에 들여 놓아 봐. 물론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야 해. 그러면 곧 꽃이 피는 것을 볼 수 있을 거야.”

“겨울이 지나야만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하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그것 참 신기한데. 그러고 보니까 내가 봄에 씨앗을 심은 식물들 가운데도 가을에 무척 크게 자랐는데도 전혀 꽃을 피우지 않는 것이 있던데 그 친구들도 같은 원리인가 보네.”

“맞아! 그 친구들도 우리와 같을 거야. 그 해에 싹을 내고 자라기 시작한 어린 식물은 겨울을 나야만 진짜 꽃을 피울 수 있는 어른이 되는 거지. 겨울이라는 시련을 겪어야 어른이 되는 거라고. 어때 재미있지!”

나는 이 하늘매발톱꽃을 통해서 우리 꽃들에게는 겨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식물마다 겨울을 보내는 기온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하늘매발톱꽃처럼 아주 추운 곳에서도 얼어 죽지 않고 겨울을 잘 견뎌내는 식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우리 나라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 가운데는 추운 겨울 동안 밖에 두면 얼어 죽고 말지만 그렇다고 따뜻한 집 안에 두면 봄에 꽃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이런 식물은 뿌리가 얼지 않을 정도의 차가운 곳에 두어야 봄에 꽃을 볼 수 있답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산과 들에서 만나는 우리 꽃들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이랍니다. 우리 꽃을 키울 때는 그 친구에 대해 잘 공부를 한 다음에 키워 보도록 하면 좋을 거예요. 어떤 환경 조건에서 자라던 것인가를 알면 절대로 키우던 식물이 죽는 일은 없을 거예요.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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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대화하는 영철이 삼촌의 '우리 풀꽃 이야기'(우리교육, 2012년 2월 출간 예정)

  

이보다 더 쓴맛은 없다

     - 수수꽃다리(라일락), 소태나무 이야기

 

식물의 잎을 뜯어서 맛을 보면 어떤 맛일까? 하고 궁금해한 적이 없었나요? 아마도 많았을 거예요. 어떤 식물의 잎에서는 신맛이 나요. 또 어떤 식물의 잎에서는 매운맛이 나기도 하지요.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이 식물들만큼 쓴맛을 내는 식물은 없던 것 같아요.

 

우리 자생식물에 대해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일이었어요. 자주 함께 식물을 공부하는 친구들과 학교 안을 다니며 식물을 관찰하곤 했어요. 어느 날 한 친구가 어떤 나뭇잎을 하나 따서는 먹어 보라는 거였어요.

“너네, 이거 먹어 봤어? 얼마나 맛있다고. 이게 라일락 잎인데, 꽃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 그런데 맛은 모르지? 이 잎이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 ‘첫사랑의 달콤한 맛’이라고 하는데….”

 

그러자 다들 잎을 한 조각씩 잘라서는 입에 넣고 씹었어요. 그 다음은 어떤 일이 벌어졌을 까요? 짐작이 가지요? 그래요. 모두 얼굴을 찡그리고 씹던 나뭇잎을 뱉어내기 시작했어요.

“퉤퉤! 뭐야, 너 이리 와. 퉤퉤, 이렇게 쓴데 맛있다고. 너 잡히면 죽어!”

 

나뭇잎을 먹어보라던 친구는 벌써 멀찌감치 도망을 간 뒤였어요. 라일락의 우리 말 이름은 ‘수수꽃다리’라고 해요. 봄이면 흰빛, 보랏빛, 분홍빛 꽃을 피우고 아주 진한 향기를 낸답니다. 그런데 잎은 무지 쓴맛이 나요. 그래서 ‘첫사랑의 달콤한 맛’이 아니라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쓴맛’이라는 별명이 붙었답니다. 그나저나 아까 그 친구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친구들한테 잡혀서 뒤통수 몇 대 맞았죠. 그 뒤로도 기회만 있으면 수수꽃다리 잎을 가지고 장난을 쳤어요. 물론 열심히 공부도 했지요. 그래서 지금은 우리가 먹는 감자를 연구하는 박사가 되어 있답니다.

 

식물 이름에 벌써 ‘나는 쓴맛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있답니다. 그것은 우리가 봄이면 나물로 먹는 씀바귀라는 식물이에요. 사실 이 씀바귀는 이름처럼 그렇게 쓰지 않답니다. 조금 쌉쌀한 정도예요. 정말로 쓴맛이 강한 식물은 따로 있어요.

 

어머니가 몸살로 알아 누워 계실 때였어요. 식사도 못 하는 것이 안타까워 뭐라도 드실 것을 권했지요. 그때 어머니는 이렇게 얘기하시곤 했어요.

“입맛이 소태 씹은 맛이다. 나중에 먹으마….”

어머니의 이 말씀에 나를 궁금하게 하는 것이 있었어요. 바로 ‘소태’라는 것이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입맛이 아주 쓰다고 할 때 ‘소태 씹은 맛이 난다’고 하는 것이었어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소태의 비밀을 알게 되었답니다.

 

봄이 깊어 여름으로 접어들 무렵 국립수목원으로 견학을 갔을 때였어요. 그곳에서 ‘소태나무’라는 푯말이 붙은 나무를 보았어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혹시 이것이 바로 그 소태?’ 그러고는 잎을 하나 따서는 조금 잘라 씹어 보았지요.

“우와, 쓰다 써! 이게 바로 그 소태구나. 어유, 퉤퉤!”

소태 맛을 실감했답니다. 한동안 소태나무 잎의 쓴맛이 입안에 남아 있었지요. 점심을 먹고 나서야 입안의 쓴 느낌이 덜해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끔 나도 사람들에게 장난을 한답니다. 식물을 관찰하다 소태나무를 만나면 시치미를 뚝 떼고 한번 씹어 보라고 하는 거예요. 사람들은 의심의 눈으로 머뭇거리면서도 하나씩 뜯어서는 입에 넣고 씹어 본답니다. 모두 쓴맛 때문에 인상이 찌푸려질 때쯤 나무의 이름을 이야기하지요. 그러면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했어요.

“정말 쓰네요! 대신 이름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겠어요.”

여러분도 기회가 있으면 한번 맛을 보세요.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쓴맛이 나는 식물을 벌레나 다른 동물들이 좋아할까요? 아마도 먹을 것이 없어서 이 쓴 나뭇잎만 먹어야 한다면 모를까 입에도 대지 않을 거예요. 바로 그것이 이 친구들의 속셈이랍니다.

“이렇게 쓴맛이 나는데, 나를 먹겠다고? 아마도 조심해야 할걸. 배탈 나지 않게….”

이런 때문인지 쓴맛이 나는 나뭇잎에서는 벌레들이 잎을 갈아먹은 자국을 찾아보기 어렵답니다.

 

* 그 밖에도 식물체에서 쓴맛이 나는 것으로는 쓴풀, 개쓴풀, 네귀쓴풀, 큰잎쓴풀 들이 있음.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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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감기들 조심하세요^^

오늘도 냄새나는 식물 이야기랍니다.

이 녀석은 스컹크 같은 친구랍니다. 누구이야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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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컹크를 닮은 식물

 

2-4. 이게 무슨 냄새지?

 

   

스컹크가 어떤 동물인지 잘 알지요? 스컹크는 자신을 공격하는 천적을 만났을 때 아주 역겨운 냄새를 뿜어낸다고 해요. 그 냄새 공격을 받은 동물은 한동안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대요. 그러는 사이 스컹크는 천적을 피해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예요. 스컹크의 냄새는 너무 지독해서 한동안 지워지지도 않는대요. 그래서 스컹크의 냄새를 경험한 동물은 다시는 스컹크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는다네요. 우리 꽃들 중에도 이런 스컹크를 닮은 꽃이 있는데, 혹시 알아요?

 

대관령에서 여러 가지 우리 꽃을 키우면서 있었던 일이었어요. 가을로 접어들면서 나와 친구들은 내년 봄에 키울 우리 꽃의 씨앗을 받으러 여기저기 다녔어요. 하루는 평창으로 내려갔지요. 전에 보아 둔 털중나리와 솔체꽃, 돌마타리 등의 씨앗을 채집했답니다. 채집한 씨앗은 집으로 가져와 신문을 깔고 적당하게 마를 때까지 두었어요. 그래야만 씨앗을 건강하게 보관할 수 있으니까요. 건강하게 보관한 씨앗은 당연히 예쁘게 싹을 내고 자라겠지요.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쉬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였어요.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나는 거였어요.

“야! 너 방귀 꼈지? 바른대로 말해! 와, 냄새 한번 지독하네….”

“무슨 소리야! 네가 껴놓고는 미안하니까 선수 치는 거지. 어디서 구린내가 나나 했더니….”

한동안 이런 대화가 오갔어요. 결국 누구도 방귀를 뀌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뭐야, 어디서 나는 거야. 정말 지독한 냄새네.” 나는 화장실로 쓰레기 통으로 왔다갔다하며 원인을 찾아보았어요. 혹시 다른 집에서 나는가 싶어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보기도 했지요.

 

하지만 밖에서는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어요. 우리 집에서만 쾨쾨한 구린내가 나는 거였어요. 이제는 다들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가 어디서 나는지 찾아 다녔답니다. 그때 친구가 코맹맹이 소리로 이렇게 말했어요.

“야! 찾았어. 이거야 이거! 이 녀석이 범인이다. 야!” 하는 것이었어요. 우리는 친구가 가리키는 곳으로 가서 냄새를 맡아 보았답니다. “우와! 지독하다. 방 안에 두면 안 되겠다. 밖에 좀 내봐라 야!” 우리는 그 범인을 베란다에 내놓았어요. 물론 베란다 바깥쪽 창문을 활짝 열어 두어야만 했답니다. 베란다 쪽 문틈으로 그 구린내가 새어 들어왔거든요.

 

이 쾨쾨한 구린내의 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건 낮에 채집해서 널어 둔 씨앗 가운데 하나가 내는 것이었어요. 이름은 ‘돌마타리’라는 것이랍니다. 씨가 다 마를 때까지 우리는 구린내를 맡아야 했어요.

봄이 되어서 채집해 두었던 씨앗들을 뿌렸어요. 물론 돌마타리 씨앗도 뿌렸지요. 냄새를 참아가며 잘 말려 보관한 때문이었을까요. 예쁘게 싹을 내며 자라더군요. “귀여운 녀석들. 그렇게 냄새를 피우더니 잘도 자라네. 그래 무럭무럭 잘 자라라!” 흐뭇한 마음으로 매일같이 인사를 했답니다.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돌마타리도 제법 크게 자라났어요.

 

그러던 어느날 또 구린내가 나는 것이었어요. 어떤 때는 냄새가 나지 않았고 또 어떤 때는 심하게 나는 것이었어요. 냄새가 나는 곳은 물론 돌마타리가 자라고 있는 곳이었지요. “근데 뭐야? 왜 냄새가 나다 안 나다 하는 거지?” 이상하다 싶어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생각을 더듬어 보니 맑은 날 햇볕이 강해지기 시작하는 늦은 아침이면 냄새가 진하게 나기 시작하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오후까지 냄새가 진하게 났고, 씨앗이 익을 무렵에 더욱 냄새가 진해지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돌마타리는 왜 이런 구린내를 내는 것일까요? 혹시 소똥이나 말똥이 많은 곳에서 자라서 그럴까요? 왜 그런지 알았다고요? 그래요. 풀을 뜯어먹는 동물들이 자신을 먹지 못하도록 하는 거예요. 이런 구린내가 나는 식물을 먹고 싶어 하는 동물은 아마도 없을 거예요. 그런데 꽃이 필 무렵이나 열매가 익어갈 무렵에 이런 냄새가 더욱 강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건 아마도 돌마타리한테는 꽃이나 열매가 더욱 소중하기 때문일 거예요. 어떤가요? 마치 스컹크를 닮지 않았나요?

 

돌마타리처럼 몸에서 역겨운 냄새를 풍겨 자신을 보호하는 식물이 더 있어요. 어떤 식물이냐 하면 벌써 이름에서부터 냄새가 난답니다. 바로 ‘누린내풀’이라는 것과 ‘누리장나무’라는 것이에요. 이 친구들은 미리 냄새를 풍기도 있답니다. “어때! 이런 냄새가 나는데도 먹을 수 있겠어? 한번 먹어 볼래!” 하는 것처럼요.

 

누린내풀의 꽃은 보기에도 예쁘고 모양도 재미있게 생겼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서 관찰을 하려면 한참 동안 숨을 참아야 했지요. 어느 날 사람들과 함께 우리 꽃을 관찰 하던 중이었어요. 사람들에게 누린내풀의 잎을 하나 뜯어 냄새를 맡아보도록 했어요. 모두들 “아유! 뭐 이런 냄새가 다 있어요. 어구! 저리 치워요!” 하며 모두 물러섰어요. 누린내풀이 왜 이런 냄새를 내는지 설명하고는 잎은 버렸지요. 그런데 잎을 만졌던 손에서는 하루종일 누린내풀 냄새가 났어요. 물로 씻어도 냄새가 없어지지 않았답니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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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윤리위원회 출판지원작으로 선정된 한국자생식물원 김영철 선생의 글에 이승원 화가의 그림을 곁들여 책이 나오기 전까지 연재하는 글입니다.
http://cafe.naver.com/ddoya
 

* 냉이는 봄나물일까? 잡초일까?

 

봄에 즐겨 먹는 ‘냉이’를 잡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먹을 만한 채소가 거의 없는 이른 봄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냉이는 무침이나 찌개의 재료로 사랑받고 있지요. 또 키도 크지 않고 덩치도 작아 농사에도 크게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냉이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밭을 갈 때쯤 냉이의 씨앗은 흙 속에 자리를 잡습니다. 씨앗을 퍼뜨린 냉이는 죽고 흙에 떨어진 씨앗은 한동안 잠을 잡니다. 여름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다 날이 점점 시원해지는 가을이 될 무렵에 다시 싹을 냅니다. 밭에서 자라는 농작물이 수확을 앞두는 때라 별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냉이는 큰 방해 없이 다시 자라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땅바닥에 바짝 붙어서 잎을 냅니다. 추운 바람도 피할 수 있고 햇빛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겨울을 보내는 식물로는 ‘민들레’ ‘달맞이꽃’ ‘엉컹퀴’ 등이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갈 무렵에는 가운데 자리한 작은 잎과 그 속의 눈만 살아남습니다.

 

냉이는 농사철을 피해 싹을 내고 자라기 때문에 사람들의 미움을 많이 받지 않습니다. 또한 좋은 봄나물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사람을 방해하는 식물은 나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땅위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길가에서 쉽게 만나는 풀 하나도 이 세상을 이루는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잡초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모두 이름이 있고 존재 가치가 있으니까요. 이제는 한 번쯤이라도 이름을 불러 줘야 하지 않을까요?

 

냉이는 농사철 전에 꽃피우고 열매 맺어요. 농사철 밭갈때 씨앗은 흙속으로 떨어지고, 냉이는 죽죠. 씨앗은 흙속에서 여름을 나고 가을에 싹을 냅니다. 겨울엔 땅에 바짝 붙어 잎을 내지요.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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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꾼 백창우와 생태화가 이태수가 함께 무슨 전시회를 연답니다.

노래하는 사람과 생태그림 그리는 사람이 함께 여는 전시회라....

조금 별나긴 할 것 같죠?

 

이름하여

<자연과 아이들을 품고 사는 백창우 이태수의 조금 *난 전시회>랍니다.

 

그런데 왜 하필 두 사람이 함께 전시회를 여냐고요?

<할아버지 요강>이라는 책에 이태수 화가가 그림을 그렸고, 여기에 실린 시에 백창우 노래꾼이 곡을 붙였답니다.

또 <우리 반 여름이>에 백창우가 곡을 붙이고, 이태수가 그림을 그렸지요.

이렇게 같은 글을 노래와 그림으로 얘기할 뿐만 아니라

이오덕, 권정생, 임길택 등을 노래로 그림으로 저마다의 빛깔로 얘기해 오기도 했답니다. 

그러니 한편으로는 그다지 별나지도 않을 것도 같죠?^^

 

노래꾼 백창우는 지금껏 걸어온  길을 보여드리고 아이가행복해지는 '음악방'을 만들었습니다.

그림쟁이 이태수는 자연그림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보여드리고 아이가 따뜻해지는 '아이방'을 만들었답니다.

그래서

아이들 어른들에게 찾아오시는 걸음마다 조금 별난 재미를 드린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언제까지 전시회를 하는지 궁금하시죠.

요 아래 사진들을 좀더 구경하시면 나옵니다^^

 

<늦어도 괜찮아 막내황조롱이야>의 한 장면이네요.

전시장 천장에 걸어놓으니, 정말 막내 황조롱이가 나는 기분입니다.^^

 

황조롱이 둥지를 여기다 옮겨 놓았나 봅니다.

 

이태수 화가의 그림으로 이렇게 멋진 옷과 천가방을 만들었습니다.

전시장 한쪽에 이태수 화가의 그림으로 만든 갖가지 물건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픈식 때, 굴렁쇠 아이들이 축하공연을 해 주었습니다.

1학년 딸아이와 같이 갔는데, 자기가 방명록을 쓰고 싶다고 해서 쓰라고 했더니... 이렇게 썼네요.^^

'크~ 예술~!'도 딸아이가 썼습니다.ㅎㅎ

 

기타 치는 친구가 무척 부럽고 멋져 보였습니다.

제가 기타를 배우기 시작해서 그런지 기타 치는 모습에 흠뻑 반했습니다.ㅎㅎ

  

[백창우 이태수의 별난 전시회]

 전시 여는 날 : 2010년 10월 22일 늦은 4시

 전시 기간 : 2010년 10월 22일 ~ 2011년 4월 22일

                (문 여는 시간 : 이른 10시 ~ 늦은 5시)

 전시하는 곳 :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 책마을 전시장

 전시 문의 : (재)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어린이책예술센터

                 031-955-0088 / 010-25881701

 백창우 이태수의 조금 별난 만남(이날 두 사람을 만날 수 있어요)

              2010년 11월 13일(토) 늦은 2시

              2011년 01월 15일(토) 늦은 2시

              2011년 04월 09일(토) 늦은 2시

 

전시회를 둘러보면 시간이 남을 겁니다.

그럴 땐 바로 위층에 보면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 '보물섬'이 있습니다.

좋은 책 많아요. 어린이책부터~ 어른책까지.

헌책 사이사이에 끼어 있던 것들을 모아놓았습니다.

이것들만으로도 작은 전시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가서 헌책을 좀 샀습니다. 나중에 다시 가서 일본어 사전도 샀고, 아이 책도 샀고....

참, 여기에는 앉아서 책을 볼 수도 있고요 공짜로 커피도 타 먹을 수도 있습니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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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부터 신당동에 있는 느티나무 어린이도서관엘 갔다.

나눔의 교회(감리교)와 함께 살아가는 공부방과 더불어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이 있었다.

첫 인상이 좋았다.

 

실은 이곳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어린이생명학교가 있었는데, 이날은 전래놀이 등을 함께하는 시간이었나 보다. 그런데 이 자리에 우연한 기회에 나도 함께 하게 되었다.

 

가서 한쪽에서 전래놀이를 즐기는 동안 나머지(?) 아이들과 부모들을 모아 놓고, 지푸라기체험을 하도록 하는 일을 하였다. 지푸라기로 뱀과 달걀꾸러미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도와주었다.

 

지난 해, 부산민주공원에서 열린 어린이책잔치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된통 고생한 기억이 있어서 조금 긴장했는데 다행이었다. 뭐, 일종의 전래놀이를 하는 동안 보조로 한다고나 할까...ㅎㅎ

 

아무튼 그래도 나는 좋았다. 보잘것 없지만, 내가 가진 곳을 나누면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아쉬운 것은 이 사람 저 사람 가르쳐주느라 사진 찍는 것을 깜빡했다.ㅠㅠㅠ

 샘플로 만들어 둔 사진으로 대신...^^

 

좀더 많은 것들을 연구해서 다양한 경험을 나눌 만한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

이러다 이 길로 나가는 것 아닌가 ㅎㅎ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굶어죽고는 싶지 않으니까.ㅎㅎㅎ

 

그나저나 이곳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에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지하철 6호선 버티고개역과 약수역 딱 가운데쯤에 있다.

이 도서관에는 책읽기 모임이 있고, 전래놀이도 한다.

또 도서관 어머니 소모임 '나도훨훨'에서는 문학모임과 생태모임과 인문학모임 등을 한다고 한다.

 

카페 : http://cafe.naver.com/neuty

해피로그 : http://happylog.naver.com/neutinamu.do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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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칼린 리더십이 많은 분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 같다. 심지어 언론에서도 설레발이다.

리더십도 상품화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튼 리더십에 목마른 분들도 가엽기는 하다.

오죽 씨알도 안 통하면 새로운 리더십을 찾을까 싶다.

 

그동안 자신의 리더십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하면 늘 새로운 리더십을 발견할 수 있지 않
을까 싶은데...

물론 그래서 안 되니 박칼린 리더십을 주목하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통이 아닐까?

나와 타인과의 소통만이 아닌, 나와 타인과의 소통만큼 나와 나 자신과의 소통도 중요하지 않나 싶다.

 

에이, 말이 많다.

까놓고, 소통이 안 되니까 리더십이 안 통하는 것 아닌가?

쩝... 물론 '남격' 나도 재밌게 보긴 봤다.

암튼 칼린은 멋진 사람이다.

 

덧, 그리고 이런 리더십은 상품처럼 사고 따라한다고 쉽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박칼린이 멋진 사람인 것이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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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이라는 걸 오는 11월 11일~12일 서울에서 연다고 한다.

말 그대로 세계를 주름잡는 스무 나라 정상(?)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것이다.

위기를 맞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를 어떻게든 굳건히 하기 위한 자리가 아닐까 싶다.

마침 사회진보연대에서 G20정상회의에 대한 문답식 해설서가 나왔다.

더욱 놀라운 것은 <G20 정상회의> 사이트에 가면 아이들을 홀리는 콘텐츠까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김규항 님은 "악귀 같은 놈들"이라고 했다.

김규항님 말말따나 지구적인 차원에서 벌어지는 자본의 질서 속에서 반이명박 운동이 자리매김하지 못한다면, 죽쒀서 개주는 꼴이 될 일이다.

내려받고 널리널리 퍼뜨려 공부하자.

 

<G20 정상회의이 실체, 15문 15답> 내려받기

 

 

<G20의 실체, 15 15>


서론
우리는 왜 G20에 반대하는가?

G20
정상회의의 역사와 전망
1. G20
은 언제, 왜 탄생했나요?
2.
개도국이 포함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3. G20
은 무엇을 위한 모임이고 전망은 어떠한가요?

경제위기와 G20
4. G20
의 경제위기 원인 진단은 타당한가요?
5.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G20이 합의한 것은 무엇인가요?
6.
경제위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G20
과 우리의 삶
7. G20
이 합의한 금융개혁은 진일보한 측면이 있는 것인가요?
8. G20
의 글로벌 협력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9. G20
이 노동권을 보호한다는 데 실제로 그러할까요?
10. G20
이 빈곤국 발전을 돕는다는 데 정말인가요?
11.
이명박 정부가 G20을 통해서 노리는 바는 무엇인가요?
12. G20
APEC, FTA의 관계는 어떠한가요?

G20
과 우리의 투쟁
13. G20
투쟁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14.
주요 의제에 대한 우리의 대안은 무엇인가요?
15.
우리는 어떻게 투쟁해야 할까요?


사회진보연대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다운 받을 있습니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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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반을 아세요?

'두리반'이라는 말은 여러 사람들이 둘러 앉아 먹을 수 있게 만든 크고 둥근 상을 뜻합니다. 이 이름을 단 작은 식당이 하나 있었지요. 칼국수와 보쌈을 파는...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동교동 삼거리 쪽으로 조금만 가면 있습니다.

이일대를 재개발을 위한 과정에서, 그리고 일방적인 철거과정에서 보증금도 못 받고 쫓겨나게 생긴 밥집이랍니다. 몹쓸 시행사를 비롯해 한전, 마포구청의 무성의 등으로 아직까지 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싸움을 하고 있는 곳이지요.

사람들은 이 곳을 이제 '작은 용산'이라고 한답니다.

이 밥집이 다시 힘을 얻고 다른 곳에서라도 칼국수와 보쌈을 팔 수 있게 하기 위한 싸움에 보탬이 되는 후원주점을 연답니다.

아래는 후원주점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시사인 기사 바로가기(폭염 속 단전 악전고투 ‘작은 용산’)

 

-----

 

 

 

안녕하세요.
홍대앞 '작은 용산' 두리반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약골입니다
.

마구잡이 개발로 참 많은 생명들이 쫓겨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두리반은 그런 개발정책에 항의해 2009 12 25일 밤부터 오늘까지 250일 가까이 농성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부자들만 이익을 얻도록 만들어진 법과 제도 때문에 한국 사회는 용산참사나 4대강 사업 같은 끔찍한 일을 겪고 있습니다
.

두리반은 현재 전기가 끊어진 가운데 40일 가까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 패널을 옥상에 설치하여 하루에 3시간 정도 선풍기와 핸드폰 충전을 겨우겨우 하고 있으나, 이것마저도 폭염과 열대야를 이겨내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구불도 켜지 못해서 촛불을 켜놓고 지내다가 화재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도 있었고, 밤이면 모기와 열대야와 싸우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합니다
.
너무나 어두워서 화장실 가는 것도 조심해야 하고, 계단에서 넘어질 뻔한 적도 많았습니다
.
세탁기도, 냉장고도, 보온밥솥도, 컴퓨터도 아무것도 없는 생활이 벌써 40일 가까이 됩니다
.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정의로운 길을 걸으며 양심을 지키면서 투쟁을 하고 있고,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정성을 모아왔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두리반은 다시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그리고 잘못된 개발악법이 한 발 물러 날 때까지 이 힘든 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9
4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울 마포구청 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살롱 드 마랑(큰길가에 있는 가마솥 순대집 3)"이라는 곳에서 두리반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을 엽니다.
많이 오시기 바랍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야마가타 트윅스터, 트램폴린 등의 공연도 있을 예정입니다.
표구입은 두리반에 직접 전화 02-333-4113 주셔도 좋고, 조약골에게 문자와 전화 02-6406-0040 으로 주셔도 됩니다.
제가 직접 자전거를 타고 가서 배달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
많은 애정과 관심 부탁드리고요,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

사막의 우물, 두리반

http://cafe.daum.net/duriban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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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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