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행물윤리위원회 출판지원작으로 선정된 한국자생식물원 김영철 선생의 글에 이승원 화가의 그림을 곁들여 책이 나오기 전까지 연재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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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이는 봄나물일까? 잡초일까?

 

봄에 즐겨 먹는 ‘냉이’를 잡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먹을 만한 채소가 거의 없는 이른 봄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냉이는 무침이나 찌개의 재료로 사랑받고 있지요. 또 키도 크지 않고 덩치도 작아 농사에도 크게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냉이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밭을 갈 때쯤 냉이의 씨앗은 흙 속에 자리를 잡습니다. 씨앗을 퍼뜨린 냉이는 죽고 흙에 떨어진 씨앗은 한동안 잠을 잡니다. 여름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다 날이 점점 시원해지는 가을이 될 무렵에 다시 싹을 냅니다. 밭에서 자라는 농작물이 수확을 앞두는 때라 별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냉이는 큰 방해 없이 다시 자라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땅바닥에 바짝 붙어서 잎을 냅니다. 추운 바람도 피할 수 있고 햇빛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겨울을 보내는 식물로는 ‘민들레’ ‘달맞이꽃’ ‘엉컹퀴’ 등이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갈 무렵에는 가운데 자리한 작은 잎과 그 속의 눈만 살아남습니다.

 

냉이는 농사철을 피해 싹을 내고 자라기 때문에 사람들의 미움을 많이 받지 않습니다. 또한 좋은 봄나물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사람을 방해하는 식물은 나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땅위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길가에서 쉽게 만나는 풀 하나도 이 세상을 이루는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잡초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모두 이름이 있고 존재 가치가 있으니까요. 이제는 한 번쯤이라도 이름을 불러 줘야 하지 않을까요?

 

냉이는 농사철 전에 꽃피우고 열매 맺어요. 농사철 밭갈때 씨앗은 흙속으로 떨어지고, 냉이는 죽죠. 씨앗은 흙속에서 여름을 나고 가을에 싹을 냅니다. 겨울엔 땅에 바짝 붙어 잎을 내지요.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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