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퍼옴]

[놀이가 밥이다]4살부터 초교 6학년까지 놀이기구 없어도 놀거리 많아

ㆍ부모커뮤니티 ‘산별아’

“야! 더 세게 던져 봐.” 

꼬불꼬불 골목길을 따라가다보니 주택가에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고함소리가 터졌다.

지난 11일 오후 4시 찾은 서울 동작구 ‘새싹어린이놀이공원’에선 30여명의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그네 하나에 세 명이 매달려 아우성치고 있었다. 한쪽에선 분필로 그은 금 위에서 ‘바둑돌 던지기’ 놀이를 했다. 막 4살 된 꼬마부터 초등학교 6학년 아이까지 섞여 놀았지만, 얼굴엔 활기가 넘쳤다.

지난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새싹어린이공원에서 아이들이 금을 그어놓고 바둑돌을 가까이 던지는 놀이를 하고 있다. | 홍도은 기자


동작구 부모커뮤니티인 ‘산별아(산에 가면 별처럼 빛나는 아이들이 있다)’ 대표 오명화씨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산행모임을 만든 것은 2012년 상반기다. 아이들은 놀이기구 하나 없이 신나게 반나절을 놀았다. 기묘한 나뭇잎이나 벌레도 훌륭한 놀잇감이었다. 중요한 것은 ‘놀잇감이 아닌 놀이’였다. 그해 9월 놀이 장소를 동네로 바꿨고, 매주 화요일마다 열리는 놀이터는 성황이었다. 긴 줄 넘기, 꼬마야 꼬마야, 제기차기…. 틈틈이 아이들이 어울리는 것은 ‘전래놀이’였다.

놀이모임은 산별아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반절은 인근 주택가에 사는 아이들이다. 이날도 한 할아버지가 유치원이 끝난 손주를 데리고 지나다가 북적이는 놀이터를 보곤 아이를 놀게 했다.

학부모 김모씨(39)는 매주 화요일이면 8살 아들과 6살 딸을 데리고 이 공원을 찾는다. 이곳엔 아파트 놀이터엔 없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가 밖에서 놀았으면 좋겠는데 아파트 놀이터에는 친구가 없고 가끔 오는 아이들도 혼자 잠깐 놀다 가기 때문에 어울림이 없다”며 “이곳에서 놀면 아이가 진심으로 ‘신나게’ 뛰어노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조만간 산에서도 매주 놀아볼 예정이다. 오씨는 “제한된 공간에서 놀면 어른들이 놀이를 주도할 수 있다”며 “아이들이 주도하는 놀이가 진정한 놀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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