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파로흐자드에 견줄 깜냥은 안 되지만...

나는 나의 태양에게 다시 인사할 수 있을까?

갈수록 태양과 멀어지는 건 아니겠지?


좋아하는 벗의 소개로 알게 된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가 이 분의 시였다는 걸 계기로 

파로흐자드를 더 알고 싶어졌다. 영화 제목의 시집을 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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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

                                                                                    포루그 파로흐자드
 
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
내 안에서 흐르던 개울에게도
내 오랜 생각이었던 구름들에게도
나와 함께 가뭄의 계절을 견뎠던
정원 사시나무들의 고통스러운 성장에게도
밤이 스며든 밭의 향기를
나에게 선물로 가져왔던
한 떼의 까마귀들에게도
거울 속에 살고 있던
내 늙은 모습을 하고 있던 어머니에게도
내 반복되는 욕망 속에서 자신의 뜨거운 열기를
푸른 씨앗으로 채웠던 땅에게도
나는 또다시 이들 모두에게 인사할 것이다
 
나는 오고 있다
나는 오고 있다
나는 오고 있다
내 머릿결과 함께
땅 밑에서 물씬 풍기는 냄새
내 두 눈과 함께
어둠의 빽빽한 경험들
담장 너머 숲에서 꺾은 꽃다발 들고
나는 오고 있다
나는 오고 있다
나는 오고 있다
문지방은 사랑으로 넘친다
그 문지방에서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아직 그곳,
사랑 넘치는 문지방에 서 있었던 그 소녀에게
또다시 인사할 것이다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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