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나 자신을 별 볼일 없는, 그저 그런 존재로 여겨왔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좋게 보면 겸손으로 비춰졌을 수도 있고, 조심성으로 비춰졌을 수도 있고, 신중함으로 비춰졌을 수도 있고, 우유부단함으로 비춰졌을 수도 있고...


나에게는 늘 후회였거나 타이밍을 놓침이었거나 했던 것 같고. 


이런저런 생각들은 파편화된 채, 하나로 꿰어지지 않아 나 자신을 내 안에 있는 것을 물 흐르듯 유창한 '언어'로 표현해내지 못했다. 그건 늘 괴로움이었다. 속으로만 삭이는.... 상대에게는 답답함이었겠지. 미안하다.


자꾸 말을 해야 늘었을 텐데. 


하지만 어쩌랴. 이것 또한 내가 안고 가야 할 짐. 교통사고(갈등)에서 100% 과실이 거의 없듯, 관계의 결과일 수도 있겠다. 이젠 비우는 쪽으로 정했다. 그대가 어느 쪽으로 정하든 흘러가는 대로 가는 거지.


세상 모든 것이 내 안에 응축되어 있기에 나 또한 우주이고, 내 안에 우주가 가리키는 방향 따라 가보고자 한다. 


성찰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공부하고 배우되, 새해에는 가고자 하는 길을 구체적으로 찾고,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조금더 짐을 얹더라도 가보자. 1년이면 길을 만들 것 같다.


사주 따라 가겠다. 기꺼이. 무거운 짐을 이고 가더라도.


내년에는 한두 가지 짐이 더 얹혀지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만들고, 재미지게 가겠다.

그대도 그대 바람대로 더 자유로워지기를 빌고.


그렇게 두어 해가 지나면 새로운 나를 새로운 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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