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서점을 노닐다가 쉼보르스카의 유고 시집 <충분하다>를 보았다.
몇 장 뒤적이다 이 시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안 밝히고 시만 적어 본다.
제목이 뭘까 맞혀 보는 것도 재밌겠다 싶어서...
뭐 여기까지 올 이가 있을까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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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_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아이들에겐 첫번째 세상의 종말.
고양이에겐 새로운 남자 주인,
개에겐 새로운 여자 주인의 등장.
가구에겐 계단과 쿵쾅거림, 차량과 운송.
벽에겐 그림을 떼고 난 뒤 드러나는 선명한 네모 자국.
이웃들에겐 이야깃거리, 잠시 따분함을 잊게 해주는 휴식.
자동차에겐 만약 두 대였다면 훨씬 나은 상황.
소설책과 시집들에겐 --- 좋아, 당신이 원하는 걸 맘대로 가져가.
문제는 백과사전과 비디오 플레이어,
그리고 맞춤법 교본이다.
앞으로 두 사람의 이름을 나란히 쓸 때 어떡하면 좋을지 적혀 있을 텐데 ---
접속사 '그리고'로 연결해야 하는지,
아니면 두 이름을 분리하기 위해 마침표를 사용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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