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추기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 요즘 아이들과 소통하고도 싶고, 그동안 해오던 토론 모임의 연장 및 확장의 욕구도 있고.... 하여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가 동네 청소년들과 책 읽기 모임을 한번 해보고 싶어졌다.

아무래도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일단 함께할 친구들을 찾는 것도 그렇겠고, 학교공부나 학원에 더 관심이 있을 법한 친구들이 대부분일 텐데 이런 모임에 마음이 움직일까? 


암튼 차근차근 자료도 모아 보고, 나도 공부도 좀 하면서 연말에는 윤곽을 그려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모임이 해오던 토론 모임의 확장이 될 수 있으면 더욱 좋겠고....


'가화'도 못 하는 주제에 이런 고민이라니.........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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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전 읽기가 중요하다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막상 읽으려고 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100권이 넘어가는 추천도서 목록에 기부터 죽는 데다 마음 먹고 책을 펼쳐도 어려운 내용에 잠이 쏟아지기 일쑤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잘 모른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고전을 읽는 방법들을 알고 나면 고전 읽기의 첫걸음을 좀 더 쉽게 뗄 수 있을 것이다. 







읽기 전에 관심사 파악하고 쉬운 책 먼저 읽어야

책을 고르기 전 자신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먼저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 문학·역사·철학·과학 등 관심 분야에 맞춰 읽을 책을 선택하는 게 좋다. 관심 있는 분야라면 읽기가 좀 어렵더라도 한결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서울대 문용린(교육학과) 교수는 “소위 ‘필독서’라고 하는 목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서목록을 만들라”고 말했다.

연세대 정과리(국문과) 교수는 “처음 고전을 읽는다면 오래된 작품이면서 동시에 대중성이 있는 소설을 읽는 게 실패할 확률이 낮다”고 조언했다. 소설은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보니 사회과학 서적에 비해 비교적 쉽게 읽힌다. 이후 교양서나 사상서 등 사회과학 서적으로 독서 영역을 넓히며 시야를 확장하자. 같은 작품이라도 청소년용으로 나온 책이 있는지 먼저 찾아보는 것도 잊지 말자.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고 해설도 곁들여져 있다.

책을 정했다면 이제 탐색전이다. 본격적인 독서에 앞서 읽기로 한 책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자. 작가에 대한 소개, 책이 쓰인진 곳, 시대적 상황 등을 먼저 살피며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얻은 배경지식으로 작품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내 관심사와 맞는 책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읽어 나가며 목차 활용해 흐름을 파악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두자. 저자가 말하고 싶은 내용과 책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생각,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느낌만 파악해도 충분하다.

이때 목차가 유용하다. 목차는 책의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화여대 한수영(국문과) 교수는 “목차는 책 전체의 스토리를 보여 주고 각 부분의 핵심어를 알려 준다”며 “책을 읽는 도중에도 수시로 목차를 확인해 앞뒤 내용을 비교해 가며 읽는다면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읽으면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메모해 두자. 서울 오산고 박정준 교사는 “챕터별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은 표시해 두고 짤막한 이유를 함께 적어 둬라”고 조언했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은 부분마다 ‘왜’ ‘어떻게’라고 자문하고, 독서가 끝난 뒤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면 인터넷과 백과사전·신문을 이용하자. 책 내용에 대해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사고력과 배경지식을 키워 준다.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관심사에 맞는 책을 고른 뒤 맥락을 이해하자는 생각으로 읽어나가면 고전 읽기의 첫걸음은 한결 수월해진다. 읽을 책에 대한 사전조사도 읽기에 도움이 된다. [김진원 기자]




읽고 나서 끊임없이 ‘나’와 연관시켜 읽기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쓴 이지성 작가는 “고전 읽기는 책을 다 읽은 뒤 ‘생각하는 단계’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만약 논어의 한 구절을 읽었다면 먼저 공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뿐 아니라 각 제자들 입장에서, 노자나 장자 심지어 예수나 석가모니 등 다른 사상가 입장에서 끊임없이 사색해 보면서 생각의 폭을 넓혀 갈 수 있다. 

DA 300



한 교수는 “책을 한 권 읽었다는 사실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며 “자신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관적인 느낌도 중요하지만 객관적인 근거를 들어 비평해 보자. ‘이 작품은 이런 이유로 탁월하다’는 식이다. 상상력을 발휘해 내가 사는 사회와 연결시켜 보자. ‘고리타분한 이야기’거나 ‘남의 이야기’가 아닌 ‘살아 있는 내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회과학 서적은 지금 발생하는 사건이나 사회 문제들과 연관 지어 볼 수 있으며 인물평전의 경우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과 연결해 볼 수 있다. 이런 활동을 토대로 글을 쓰면 자연스럽게 깊이가 더해진다. 이때 찾은 관련 자료나 신문기사도 함께 모아 두자. 일련의 활동을 차곡차곡 기록해 두면 나만의 특별한 독서 포트폴리오가 된다. 

[출처: 중앙일보] [인문고전 읽기] 소설로 시작하면 부담 적어요, 청소년용은 이해하기 쉽죠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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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그리고 깊게 우리와 지구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나는 어디에 있을까....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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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지금 출판계의 화두는 ‘문명史’

중력파ㆍ인공지능 잇단 조명에

‘사피엔스’ 계기로 관심 높아져

베스트셀러 ‘총 균 쇠’는 물론

‘더 타임스 세계사’ 등 인기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단연 압도적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출판 위기라는 상황 속에서 특히나 눈 여겨 볼만한, 하나의 모델 같은 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26일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김영사) 인기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피엔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하라리의 ‘글빨’이다. 새로운 정보, 대담한 이론 쪽보다는 적절한 비유, 유려한 문체, 간간이 섞여 든 유머가 더 빛나는 책이다. 후일담이지만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사피엔스’가 국내에 소개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미 성공을 예감했다. 몇 년 전 이스라엘 방문 중 현지 미용실을 찾았는데 미용실 주인이 ‘사피엔스’를 재밌게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은 책이다.

‘사피엔스’를 계기로 문명사 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빅데이터, 중력파, 인공지능(AI) 같은 얘기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인류 문명 차원에서의 호기심이 폭발하고 있어서다.

문명사라면 누가 뭐래도 1순위로 꼽히는 책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문학사상사)다. 1977년 미국에서 나왔으나 국내엔 1990년대에 소개됐다. 그 때만 해도 알음알음 알려진 수준이었는데, 2000년대 들어 서울대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책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판매가 늘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간의 분투보다는 환경의 차이가 역사적 차이를 낳는데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관점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30만부 정도 팔렸다.

또 손꼽히는 역작으로는 세계적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교양인), 인지과학자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사이언스북스)가 있다. 암스트롱은 신화, 이성, 문명이 폭발하던 기원전 시기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핑커는 인간 마음의 진화 과정을 통찰한 뒤 문명사적 책으로는 드물게 인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고고학자 이언 모리스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글항아리)도 빼놓을 수 없다. 문명사가 대체로 문명간 우열 도식에 빠져들 위험을 피하기 위해 ‘동서양 문명에 별 차이가 없다’는 전제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무척 애쓴다면, 이 책은 제목에서 보듯 아예 지금 현재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까발리고 시작하는 독특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모리스는 정통 고고학자이기에 고고학 자료가 아주 풍부하다.

이외에 ‘말 바퀴 언어’(에코리브르) ‘탄소문명’(까치) ‘시간의 지도’(심산) 등이 명작으로 꼽힌다. 이런 책들은 ‘사피엔스’와 같은 대중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대개 몇 년간에 걸쳐 꾸준히 팔리면서 1만권 이상 나가는 스테디셀러로 분류된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00여명에 이르는 전문가들의 협업이 빛나는 ‘더 타임스 세계사’(예경), 캘리포니아 학파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는 케네스 포메란츠의 ‘대분기’(에코리브르)가 대표적이다.

대작만 있는 건 아니다. 얇은 책으로는 인공지능을 키워드로 과학과 인문학을 합친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동아시아), 대륙 문명 베헤모스와 해양 문명 리바이어던 간 대결로 세계사를 설명한 칼 슈미트의 ‘땅과 바다’(꾸리에), 지리적 차이의 영향력에 주목한 다이아몬드의 또 다른 책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김영사) 등도 잇달아 나왔다.

‘더 타임스 세계사’를 낸 예경의 김지은 편집자는 “이런 책들은 한 권 분량으로 고대에서 현대까지 인간 문명의 모든 장면을 다 담아냈다는 점이 매력”이라면서 “출간 초기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해 책이 없어 못 팔 정도였다”고 말했다.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는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문명사 책이 어느 정도 소개된 단계여서 단순히 거시적 시각을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책만의 독특한 시각을 전달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Posted by 익은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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