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고등학교 <직업 선택 십계>
-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 승진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가라.
-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이 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얼마 전 귀농탐방 취재차 곡성엘 들렀다. 15년쯤 전에 귀농한 분을 만났다.
벌써 9년차 이장이기도 했다. 말 그대로 농부가 되었다. 아니 농부다 그냥.
유기농사를 짓는 농부로서 15년을 한결같이 살아온 듯하다. 손재주도 좋고.
전라도 말투도 내 귀에는 참으로 구수하게 들려 그저 웃음이 나왔다.
내 마음 한 구석에선 지역 사회나 농부로서 사회적인 어떤 역할을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기는 했다. 그러면서 함께 간 벗과 그런 아쉬움을 주고받다, 그런 삶 또한 나름 의미도 있지 않겠냐는 얘기를 들었다. 순간 '거창고 직업 10계'가 떠올랐다. 언젠가 본 적이 있어 눈여겨봤는데, 다시 떠올랐다.
이걸 말머리 삼아 귀농탐방을 써 봐야겠다.
그나저나 이런 직업 10계를 삶의 나침반처럼 곁에 두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 대부분은 그 반대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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